한참을 기억해봐도 잘 기억나지 않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아마도 책을 잘 읽지 않게된 그때부터 나의 모든건 그렇게 야금거리듯이 사그라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젠, 그 야금거리면서 사라진것들을 대신해서 그 보다 더 값진 아이와 신랑이 있지만... 가끔씩 아줌마들속에서 그런 아줌마로 여겨진다는 것이 의아해지고, 서운해지곤한다.
'여자는...' 하면서 위안을 해도 마찬가지고... 열쇠걸이에 걸어놓은 열쇠를 한시간 가량 이곳저곳을 찾고 있을때도 그렇고... 또 아이와 함께 씨름을 하다가 겨우겨우 방을 치워놓았는데, 하루해가 저물어버리는 것도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신문을 끊어버린지도 7개월.... 방송시간에 tv를 보면은 뭐가 그렇게 정신이 없는지... 꼭 어릴적에 엄마가 정신없다고 하면서 매일 매일 방걸레를 들고다니는 모습이 그려지곤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내아이가 커버려서 지 방문을 걸어잠그고 날 그렇게 서운하게 할 날이 오리라는 것도 잘 알면서 도무지 나를 위해서 단 5분의 사치스러운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 한심스럽다.
사랑하는 아들인데... 사랑하는 신랑인데... 그래서 내가 사그라지듯이 사라지고 있는 것인데... 여권운동이 아니라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들에 내가 지치는 것 뿐인데... 유난히 허전할 수가 없다.
아마도... 겨울을 준비해야만 해서 일것이다.
겨울이 지나면 방세도 올려줘야 하니깐....
어쩔땐 암 것도 모르는 아줌마가 좋으니깐... ... 답답하리 만큼 모르는 것이 많은 아줌마가 한심스러워도 좋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