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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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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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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산을 다녀와서...


BY smj1118 2002-05-01

어젯밤...남편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며
못마시는 맥주몇잔 마신것이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이 영~~~"아니올시다"이다
평소에도 부석부석 하던 눈님(?)이 오늘따라 더 부풀어 올라있다
어떡해...벌써 산에가서 먹을거라고 어저께 애지중지하는 텃밭에서
상추며 겨울초 쪽파며...쌈장까지 정성껏 만들어놓고 부침게 부쳐갈거라고 재료까지 준비해뒀는데...
평소에 잘쓰지도 않던 썬글러스를 꺼냈다
거울앞에 서보니 별로 표가나지않는다 "됐다!!!" 썬글러스를 끼고
나서기로 맘을 먹었다(절대 멋내기가 아니었음...ㅎ)
출발 하면서 부터 모두들 마음은 벌써 팔영산에 가있는듯...
들떠보인다 남직원 여직원 모두가 마치 수학여행길에 오른 까까머리
고교생과 수줍은 여고생처럼 천진난만 생기발랄해보인다
드디어 팔영산 도착...아스라히 보이는...정말 사진으로만 봐왔던
일곱개인지 여??개인지...
그 암봉들이 우리들을 빨리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한달음으로 달려가고싶지만 그래도 체면이있지 이나이에...
초입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음은 벌써 설레이기시작한다
돌틈새 사이로 수줍게 고개내민 둥굴래 은방울꽃 취나물...등등
그들의 강인한 생명력에 나약한 내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더러는 힘들게 숨을 몰아쉬기도하고
더러는 비지땀을 흘리기도 하며... 힘겹게 1봉에 올랐다
광활한 대자연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대자연앞에 너무나 작은 우리인간들 ...천년만년 살것처럼 아웅 다웅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있다
조금만더 양보하고 조금만더 느긋하면 될것을...(나 부터도 그렇고)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이요"...
누가 부르는 노래인지는 몰라도 "친구"라는 노래가 저절로
흥얼 거려진다
아!!!진달래꽃이다...너무나 선명하고 고운빛깔 깨?판?물로서 방금 헹구어낸듯 너무곱고 아름다운자태에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1봉을 지나고 2봉3봉... 아슬아슬한 암벽을 타며 밀어주며 당겨주는
모습들이 너무정겹고 믿음직스럽다
흐르는 땀방울도...몰아쉬던 숨소리도...점장님의 의연하신 모습과
왕언니의구수한 사투리에 씻은듯이사라진다
먹을것만 있으면 영영 산에살고싶다는 어느 회원님...
미소로서 백번 동감하며 다시 발걸음 을 제촉한다
암벽과 암벽사이에 죽은 나무뿌리가 있어 오르고 내리는 등산객들의
지짓대가 되어 반들반들 하다못해 아예 새까맣다
저 이름 없는 나무뿌리는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데...
나는 과연 내가족에게 내주위사람들에게
얼마만한 지짓대가 되어있을까?
발부리에 걸리고 옷가지나 찢어지게 만드는 아무쓸모없는
곁가지는 아닐까?
까마득한 암벽 난간에 노란양지꽃이 피어있다
마치 오랜 옛친구를 만난양 너무나 반갑지만 그모습이 가슴아리도록 애처럽고 눈물겹다...
무심한 발길들에 이름모를 새순들이 행여다칠까 조심조심...그언제가 될지모를 다음을 기약하며
정든님을 두고 떠나는듯...
애잔한 미소로 아쉬움을 고한다
튼튼한 두다리가있어 산을 오를수있고 건강한 두눈이있어 아름다움을 볼수있고 따뜻한 가슴이있어 마음껏 느낄수있음에 감사하며
오늘도 산을 내려오며 좀더 겸허해진 나를 만난다
점장님의 애정어린 관심과 산악회장님 산행대장님의 노고에 존경을
표하며***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빈다...
(산행 다녀와서쓴후기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기아까워서 올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