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로 요란한 음악이 들린다.
또 개점을 한다,슈퍼가...
작년 이맘때 대대적으로 휘황 찬란하게 문을 연 그 슈퍼가
채 일년이 되기도 전에 또다시 요란스레 문을 연다.
똑같은 그 자리에서 해마다 바뀌는 주인들도 썩 유쾌하진 않겠지만
동네 주민의 한 사람으로 나 또한 씁스레하긴 매일반이다.
오랜 만에 나가본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상점들 그 사이사이로 공사가 한창이다.
고유한 자기만의 색을 간직한 장인은 진정 없는 것일까?
한 계절이 채 가기도 전에 서둘러 전을 거두어 들이고,
그 전의 것과 비슷한 류의 가게가 또 새 장을 열곤 한다.
세상이 매일 새 옷만 원하는 것이 아닐텐데,
혹시라도 교환이라도 할라치면 참으로 난감 하기까지하다,
어느새 없어진 그 가게에서.......
살아온 년수에 맞게 가전 제품들이 하나 둘씩
제성능을 잃어버리면 그또한 곤혹이다.
근 십여년 혹사 시킨 값을 제대로 받는 기분이든다,
그 부속이 없으니 말이다.
서비스 아저씨들은 그런다,어쩔 수 없다고,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추다 보니 두 세달 만에
새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나.....
그럼 난 뭔가?
양말 꿰매 신던 그 시대 주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론 한 알뜰 하는 아줌만데 ,,,이구,,,,
쏟아져 나오는 여러 매체의 물줄기에
자신을 추스리기도 전에 또 다른 급물살이 허우적이게 한다.
도전만이 살 길이 아닐것인데도
다들 앞으로만 나아간다.
진득하니 있다간
숨도 쉬지 못할지도 모르겠단 두려움마저 드는걸 보니
나 또한 그 맛을 잃어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