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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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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께...


BY 들꽃편지 2002-04-15

할머니?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올해 연세가 아흔한살이 맞으시지요?

제 나이는 언제 이렇게 많이 먹었냐고 한탄해 하면서

할머니 나이는 잊고 살때가 많아요.

보고싶은 할머니...

할머니를 떠올리면

강원도 고향 산천이 보이고

아버지께서 병마와 싸우던 초췌한 모습이 보이고

혼자남아 치뤄야할 엄마의 인생이 보입니다.

할머니?

엄마대신 절 도닥여 주시고 이뻐해 주셨던

할머니의 까칠했던 마른손을 기억해 낼 수 있습니다.

할머니 곁에 앉아 아궁이에 불을 때던 겨울날도

비탈밭을 일구던 할머니의 봄날도

저 먹으라고 심어 논 토마토의 여름도

새참을 이고 가던 할머니 곁에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걷던 그 가을도

겨울날 화롯가의 고구마 익던 냄새도

언제나 할머니와 함께 였어요.

이제 아버지의 잃음도 오래되어서 잊혀지고

고단한 엄마의 인생도 편안해 지시고

할머니의 젖을 만지던 저는

아이가 둘인 엄마가 된지도 17년이 지났습니다.

할머니? 그냥 불러 보고 싶어요.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할머닌 항상 그려셨죠.

이제 그만 살아야하는데...

아니예요. 더 오래 사세요.

세월이 할머니를 빗겨 가신듯 지금처럼 사세요.

할머니...저 요즘 고단해요.

그러나 이겨낼 수 있을거예요.

할머니의 인생도 엄마의 인생도

저보다 훨씬 고단하셨다는 걸 아니까요.

전 그래도 할머니도 계시고

엄마도 있고, 착한 아이들도 있고

봄날을 느낄 수 있는 감성도 살아 있으니까요.

이제 이만 써야 겠어요.

하얀 할머니의 머리 머리카락과 하얀 미소가 보여요.


돋보기를 쓰시지 않으셔도 성경책을 읽으시던 할머니.

교회에서 대표기도까지 하신다는 총명한 할머니.

아직도 밭에 나가 고추모를 심으시고

가을이면 제것까지 고추가루를 챙겨주시던 할머니...

오늘따라 할머니 생각이 간절하네요.

저 할머니 보고싶은데...

할머니 보면 울 것 같아 겁이나네요.

그래두,,,할머니 보고싶어요.

울것 같아서 이만 써야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외손녀 올림

























배경음악 : 여행스케치 - 할머니와 빨간스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