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플라자가 바로 우리집 코 앞에 있다.
걸어도 8분이요, 차를 대도 8분인 거리. 그야말로 지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을 들고 다니기도 무겁거니와, 차를 가지고 가서 싣고와도 번거로워서 인터넷쇼핑을 했다.
첫번째로 인터넷주문을 했을 땐, '우와~ 신기하다. 정말 배달이 되네?' 그거였다.
혹시나싶어 토마토를 주문했었는데, 제법 알굵고 단단한 놈으로 가져와서 신선식품도 괜찮구나 안심했었다.
두번째. 어제였다.
하지만 어제는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고등어조림을 하려고 무 하나도 주문했는데...... 도마에서 칼로 무를 그렇게 악착같이 도려내보긴 처음이었다.
크기는 웬만한 거였는데도 속은 뺑돌려가며 시커멓게 다 썩어서, 그걸 보는 순간 '설마했던 일이?'싶었다.
삼성플라자에 항의전화를 걸까도 생각해봤었다.
하지만 난 분을 삭이고, 그 알량한 무를 요리조리 다 쳐내고 그중 멀쩡한 부분을 잘라 대강 고등어조림을 했다.
그 큰 무 하나로 달랑 고등어조림하나 할 정도만 남다니.....
물론 일부러 썩은 무를 가져다주지는 않았겠지만, 직접 사는 사람이건, 인터넷주문을 하는 사람이건 다 그것이 필요해서 사는 사람일텐데 골라넣을 때 좀 더 신중했어야하지 않았나?
고등어조림 하나 하는데, 무 하나를 거의 어적내다보니, 음식물쓰레기가 한다발이었다.
썩은 무도 속상하거니와, 겨우 두번째 쇼핑에서 이런 실망을 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웠다.
다른 사람들에겐 나와 같은 황당한 일이 없길 바란다.
하지만 난 아무래도 인터넷쇼핑은 더 못할 거 같다. 장을 본다는 것 자체가 식사준비가 주인데, 신선식품을 뺀 쇼핑이란 별 의미가 없잖은가.
번거로워도 차를 가지고 가던가, 아니면 직접 걸어가서 내 손으로 직접 장바구니에 담아와야 할까싶다.
편하자고 하는 일을 벌였으면, 좀 더 성의있게 자기 일처럼 잘 할 수는 없는 건지.... 무척 아쉽다.
나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