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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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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수다


BY 제비꽃 2002-04-06

첨 보는 비도 아니데 비님 오니 세상에서 난리들이 났군요
아파트 전부를 하얀 면사포 쉬어놓은듯 뽀얀 그림하나 시선을 파고 들어 묵묵히 쳐다 봅니다.
비온 것에 이렇게 여유를 부리긴 다 자라 어른이 되어서부터였다.
유난스럽게 비오는 날엔 원두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이 생기고 그런날은 옷장뒤져 블루레인코트를 깃세워 차려입고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비오는 날은 디데이가 된듯했다.
학교땐 그랬다
비오는 날은 만원버스 가득 퀘퀘한 습기의 냄새 새로 한사람이 탈때마다 그가 가져오던 한움큼의 물기와 좁아지던 내공간
그것이 끔찍하게 싫었다.
온몸은 눅눅한 채 습기의 엄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날의 기분이란
촉촉한 아름다움 과는 거리먼 축축하고 눅눅한 비참
쏴 쏴 차소리 마저 새로운 음을 내고 친구의 이른 전화에 수다의 가속을 붙여본다.
같은 곳으로 시집와서도 자주 얼굴 대할 여유도 없었던 생활의 팍팍함을 토해보고 ...수화기를 놓는다.
오늘은 빨래는 쉬어야겠고 내일 쯤엔 유리창을 닦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