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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마지막 오후


BY 들꽃편지 2000-10-31

잠시 잊고 있었어요.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아직도 단풍이 저리도 고운데,
아직도 가을의 흔적이 이리도 아쉬운데,
아직도 이 시월을 더 보고싶은데 말이예요.

오늘은 여유롭게 쉬는날.
오전에 청소하고,
나만 기다리고 있는 화분에 물주고,
낮잠자고, 잠시 외출도 했어요.

길거리에 낙엽을 의자에 앉아 밟아 보았더니 바작바작
부서졌어요. 빈가지로 서있는 나무도 있고,
단풍이 한창인 나무도 있고, 아직도 초록이 싱그러운 나무도
있었어요. 햇살이 살가운 날씨였어요.

자작나무 아시나요?
나무 줄기가 하얗고, 다리가 길어 롱다리고,
나뭇잎이 하트같이 생긴 단풍이 들면 노랗게 흔들리는 나무.
가을 햇살과 마주하면 눈이 부시도록 반짝거리는..
우리 마을 고중전화 박스가 있는 곳에 사는 자작나무.
붉은색 흔한 단풍보다 저는 이 자작나무 단풍잎이 좋아요.

한적하고
가요가 잔잔이 들려오는 시월의 마지막 오후.
평온하고 이 잔잔함을 즐기고 있어요.

마지막은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출발점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