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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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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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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55 ( 중년이혼 )


BY 올리비아 2002-03-28

모처럼 우리 다섯식구..
함께 저녁을 먹으러갔다.

늘 외식할때면 큰애가 빠지던지
아니면 둘째애가 빠지던지..

그러자 그날은 남푠이 조건을 내걸었다.
애들 셋 다 가야만.. 저녁을 사주겠다고..

"엄마 나 안가면 안돼.."
아니나 다를까 둘째녀석이 혼자 집에
남아서 컴을 하고 싶어 또 꾀를 낸다.

"안돼!! 아빠가 너희들 다 데리고 나오래.."
이렇게 해서 우리 식구들..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그곳에 앉자마자 막내녀석은 카운터앞에
있는 아이스크림 퍼 먹느라 정신이 없었고..

우린 노릇느릇한 김치 삼겹살을 구워가며
먹고 있는데 마침.. 티브에서 황혼이혼이니
중년이혼이니 하는 내용이 방송되고 있었다.

한 남자가 모자이크처리된 모습으로 나와서는 하소연을 한다.

아내가 집을 나가서는 이혼을 요구한다고..
자신은 누구처럼 술이나 여자나 놀음이라는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아내가 왜 이혼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러자 다른 테이블에 앉은 우리또래의 한 아즈메말..

"구래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
(ㅋㅋ 마쟈..)

내가하고 싶은 말을 뒤에 앉은 한 아즈메가
티브를 보면서 대신 그렇게 이야길 하고 있었다.

울 남푠도 처음엔 힐끔거리며 티브를 보더니
이젠 아예 방향을 틀어 앉아서 바라본다..

요즘에 중년의 이혼이 부쩍 늘어간다는
그런 내용을 보더니만 문득 나를 가만..쳐다본다..

"왜 그케.. 쳐다봐?"
"..무섭다.."(허긴.. 내가 좀 무섭긴하쥐..ㅋㅋ)
"ㅎㅎ..."
"믿을사람.. 하나 없구만.."(고럼~ 믿는도끼에 발등찍힌다는말도 있잖여)
"그니까 잘~해~"

그러자 이양반 애들을 넌지시 바라보며

"얘들아 엄마가 아빠보고 나가라 그러면 어떻하냐?"
"......"
애들은 아빠의 그런 심각한 물음에도 별반응도 없이
구워진 고기먹느라 말 한마디 대답도 없다.
그러자 이 남자 옆에앉은 큰애를 툭 건들며 다시 묻는다.

"야~수린아~엄마가 아빠하고 이혼하자 그러면 어떻게 하냐?"
그러자 울 큰애 하는말..

"엄마는.. 아마 안 그럴껄.."
"왜?"
"엄마도 아빠하고 이혼하면 별로 이익될게 없을테니깐.."

(켁@@ *0* 뭬.뭬야..죠게증말..♨)
"야!! 엄마가 이익이될지 손해가 될지..너가 어떻게 아냐!"
"...."

참내..잠자고 있는 엄마의 자존심을 긁다니..
그렇잖아도 가끔 울 남푠이 이런말을 하곤 했다.

"자긴 이제 아마 복덕방에다 내놔도 안 나갈껄?"
"뭐라구? 흥! 자기가 언제 내놓기나 해봤어?"
"ㅋㅋ 내놓아도 안 나갈꼬 뻔한데 뭐...."

열받은 난 이렇게 대답했었다.
"핏~ 급매로 내놓으면 나가!!"

그런데 그날 울 큰딸이 그렇게 나의 자존심을 건들자
난 녀석에게 조직의 쓴맛을 어떻게 갚을까 고민하면서
삼겹살을 열심히 째려보며 씹고 있었다..ㅡ.ㅡ;

그러자 이눔의 남푠 큰딸의 대답에
재미가 들렸는지 이젠 막내한테 묻는다.

"다미야..엄마하고 아빠하고 만약에 따로 살면 다미는 누구하고 살꺼야?"
"......몰....라..-.-;"
"아빠 엄마한테 ?겨나면 어디가냐?"

그러자 썰렁한 유머의 대가인 울 둘째딸이 하는말..
"아빠..아빠시골에 계신 큰아빠네 집에 가면 돼잖아.."

"푸하하...마쟈 그래 자기 거기가서 형하고 살면 되겠네"
"야..녀석아 아무렴 아빠가 여기서 할 일없을 것 같냠마~"
이젠 반대로 남푠이 서운한 모양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우리들이 생각했던데로
슬퍼하거나 걱정하거나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
마치 제삼자가 남의 이야기하듯 전혀 기대밖인 그런
대답들에 우리 두내외만 잠시 황당하게 웃고 말았다.

그러자 티브에서 얼마전에 이혼한 가수
김수철이 나와서 한참을 뭐시라 뭐시라한다.

그걸 또 바라보던 남푠..
"쟤 이혼했냐?"
"웅"
"왜?"
"몰러..복잡해..지금 위자료때문에 고민인가봐.."
"........."

그러자 또 날 말없이 쳐다보는 남푠..

"또 왜~"
"참내..무슨 위자료가지고 싸우냐.."
"그렇게 되겠지뭐.."
"....난 다 준다!!.."
"구래?"
"웅.. 집도 주고 차도 주고 달라는거 다 준다!!.."

남푠은 그렇게 마치 제정신?이 아닌듯
용기있게 큰소리로 떵떵거리며 말하더니만..

한편 나를 동정과 연민의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은근히 나의 진지한 답변을 기다리는 눈치였다..(ㅋㅋ)

나!!
입안에 상추쌈 잔뜩 밀어넣고
간신히 터진 입으로.. 침튀며 이렇게 말했다.
.
.
.
.
"쨔기야~~ 고마버~~~...^*^"
.
.
"끙....ㅡ.ㅡ;"
(저거... 마누라맞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