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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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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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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14) 약점을 고백하며


BY 남상순 2002-03-28

약점을 고백하며

20 여년을 하루같이 한달이면 한번 이상 만난 친구들이 있다.
얼마나 많은 약점들이 드러났을까?
약점이 드러날 때 나 자신도 견디기 힘든데
벗들이 나를 나무라지 않고 덮어준 결점들은 또 얼마나 많은랴?
못난 변명을 늘어놓아 용서를 구하며
들추어 고치려는 열망을 가져본다

1. 난 까다로운 사람이다.
어제도 나는 "언니는 너무 까다로워!" 라는 말을 들었다.
친구들 모임을 만들때 지나친 욕망으로 얼마나 애태웠던가?
내가 만든 모임이라 해서 내가 원하는 기대치의 모임이
되게 하고싶어서 얼마나 안달을 했던가?
좋게 말하면 분명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까다로운 것이다.
까다롭다는 것은 만사를 정확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남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난 까다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 좋은게 좋은 식으로 살고싶다.
그런데...그렇게 잘 되질 않는다.
일의 끝이 분명한게 좋다 후환이 생길듯한 일에는
사전에 대처하고 싶다.
까다롭다는 소릴 들어도 뒷맛이 씁쓸한건 더 괴로우니
어쩌면 좋을까?

2. 난 즉흥적이고 실수가 많다.
난 목표의식을 갖게되면 상당히 골돌한 편이다.
좋게 말하면 집중력, 추진력이 될 수도 있지만
주변을 넓게 볼 수 없는 점이 있고
편견으로 치달아 갈 수 있으며
그런 성향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선동적인 쪽으로 발전한다.
나는 녹아지는 영향력이 되고싶으나
때로 휘두르거나 지배하려는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때
너무 속상하다. 나의 이 약점이 현실로 드러나게 되면
많이 아프다. 그래선 안되는데 어쩌면 좋을까?

3. 나는 잘난척 한다.
누구도 잘난척 하는 사람이 좋을리가 없다.
실로 잘난 사람도 불편하거늘
잘나지도 못한 것이 잘난척을 할때 얼마나 역겹고 힘들던가?
이리도 잘 알면서 나는 여전히 교묘히 자랑하고 잘난척 한다.
돌아서서 늘 반성하고 썰렁해지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어쩜 열등감이 깊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아니면 가치관이 유치해서 그럴것이다.
내가 큰 그릇, 존경받는 그릇이 될려면 비교의식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그런점에서 나는 초라한 깨어지고 금간 그릇에 틀림없다.
이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단 말인가?

4. 나는 변덕쟁이다.
만사를 깊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결단하지 못하므로
가치관이 흔들릴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표면적으로는 변덕쟁이처럼 나타나게 될 때가 있다.
오늘 이것이 좋았으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것이 아닐때가 종종있다.
흔들림 없는 절대가치에 붙들리고 싶다.
때로 내가 방황하는 것은 나의 무지함 때문에 가치관이 흔들릴 때이다.
보다 신중하기를 원하지만 늘 타고난 성품이 경박하다고 한탄하고 있다.
천성이 쉽게 변하지 않으므로 습관이라도 잘 연마해야 하건만
나이조차 들다보니 점점 희망이 사라진다.
변덕스런 늙은이가 된다면
이웃들에게 너무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정말 두렵다.

5. 나는 지저분하고 어수선하다.
깨끗하고 단정한 것을 좋아하면서도 막상 나는 그렇지 못하다.
게으르고 나약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신바람이 나지만
싫어하는 일에는 무관심해서 항상 정돈되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 살지 못한다. 살림을 잘 못해서 며느리가 배울게 없는것
같아 미안하다. 깨끗하게 살고싶지만 청소하고 정돈하는 일이
너무 힘겹다. 누가 늘 곁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심란하게
어수선하고 더럽게 살 사람이다.
성격은 까다로우면서 왜 살림은 너그러운걸까?
한심한 인간 같으니라구...


* 아이구...이러다 지레 죽겠다
내가 더 옷을 벗다간 수치가 부끄러워 죽을 맛이다.
그만 할란다. 진짜 부끄러운 것들은 조금 감춰두었다.
하긴 그 사람의 약점이 장점이라더라 으흐흐...
요 말로 위로받고 힘내자.

힘내라 힘!
(요건 우리 손녀딸이 할미 오목둘 때 옆에서 하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