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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29

고맙습니다!


BY monkew 2001-03-31

금방이라도 쩍하는 소리를 내면서 갈라질 것만 같이 깡깡 얼어붙었던 마음이 조금은 녹아내렸습니다.

한 친구를 만나 그 속내를 알아가다보면 아, 이런 모습도 저런 모습도 있는 친구구나하면서 때론 실망을 때론 감동을 하는 것을 제가 잠시 잊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때문에 집안에 갇혀 살다 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본 지가 까마득하고, 그렇다 보니 처음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귀어 가는 것도 서툴고, 낯설어 졌습니다. 아니 아이는 핑계일 겁니다. 새롭게 다른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수고를 하고싶지 않아 피해왔던 제 탓이 크겠지요.

그렇게 안으로 안으로만 숨던 나를 조금씩 꺼내보일 수 있던 이곳에서 상처아닌 상처를 받았을 때는 정말이지 맘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조금씩 눈이 떠집니다. 그렇게 친구를 알아가고 그렇게 친구를 사랑하게 되어 가는 거란 것을.

지금은 입고 있던 팬티까지 내어 줄 수 있을 정도로 피붙이보다도 더한 정을 나눈 친구도 한 때는 서로 오해를 해서 1년이 넘게 말을 않고 지내며, 난 너한테서 큰 상처를 받았네한 적이 있었네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별 것도 아닌 것을 말입니다. 처음에 오해가 있었을 때 내 속을 얼른 꺼내 보였으면 그 친구에게 그렇게 잔인한 고문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다행입니다. 이번엔 친구한테 그런 몹쓸 짓을 하지 않게 되어서요. 하긴 이번에 제가 맘을 닫아 버리겠노라며 이곳을 찾지 않았으면 제 자신이 아줌마닷컴 금단 증상으로 손가락을 덜덜 떨었을지도 모르지요. 여하튼 나 혼자 오해하고, 나 혼자 아픈 가슴입네하면서 청승맞은 모습을 보일 일이 없어져 정말 다행입니다.

이곳저곳에 여러 번 글을 올렸더랬습니다. 하지만 항상 다른 님들의 글에 대한 답글을 올린 거라든지 아니면 짧은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 답글이 붙는 일은 거의 없었죠. 처음이었습니다. 제 글에 공감하고, 이해한다는 답글, 그리고 절 다독여 주는 답글이 붙은 건 말입니다.

누군가 자신이 올린 글에 답글이 올라온 걸 보고 감격했다고 한 걸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감격까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저 오늘 감격해 뒤로 넘어갈 뻔 했네요.

언 가슴이 녹아내리는가 싶더니 무언가 꽈악 차 올라옵니다. 따뜻한 무언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