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시동생에게 벗어나 분가를 했다.
살던 살림 모두 놓고 장식장에서 때만 기다리던 그릇들과 내가 쓰던 살림살이만 가지고서 나왔다.
설연휴에 집보구 일주일만에 이사했다.
마치 야밤도주 하듯이...이웃사람 아무도 몰랐다.
친정아버지도 나중에야 말씀드려서 아실정도로...
그렇게 갑자기 분가해서 나왔다.
한푼도 없이 이사할려니 자연히 돈이 적게 드는쪽으로 택하다보니
명목은 그래도 작은빌라를 사서 이사하게 되었다.
살던집이 남편명의라 전세자금대출도 안되구...
이사할 집대출금 승계받구 신용대출받구 카드 대출까지 받을수 있는
대출은 모두 받아서 비용을 조달했다.
이사해놓고 보니 필요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목욕탕 비누그릇부터 치약치솔까지, 사고나면 또 필요하고 필요해서 사고나면 또 있어야할것이 생기고.....
그래도 살림나고보니 그것도 하나의 재미처럼 느껴졌다.
아이가 제 방이 생겼다고 무척이나 좋아햇다.(다커서 알만한건 다
아는 나이가 되도록 같이 방을 썼으니...)
남편도 속은 어떤지 몰라도 우리끼리만 살게되서 좋다고 몇번씩이나 얘길 했다.
물론 나도 좋기로 말하면 누구보다 으뜸일테지만..
왜 이제사 분가를 했을까.
이렇게 나올수 있는것을 왜 나올 생각을 못하고 그 소굴에서 부딪치며맘고생해가며 살아야 했는지....
남편이 시어머니께 얘기햇다.
당분간 생활비 못보태드리니 너무 섭하게 생각하지 마시라고.
그말을 듣는 시어머니는 아마도 앞이 캄캄하셨을테지.
하지만 난 생활비 보태드릴 형편이 못된다.
대출받아 이사했으니 그 대출금 이자랑 카드긁은것들 갚아야할 빚이산더미 같아서....
그렇게라도 나오지 않으면 안?瑛?사정을 일일이 열거 할수 없지만
난 해방된것 같은 기분이다.
서로가 더 많은 골이 생기지 않겠지...
눈에서 멀어지면서 더 이상의 나쁜감정은 생기지 않겠지.
두 모자가 오손도손 잘 사시겠지.
난 남편이 분가란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는줄 알았다.
자기 엄마를 떠나서 살수 있을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일을 통해서 다시보게 ?榮?
날 사랑한다고 늘 입버릇처럼 내뱉던 그말이 괜한 말습관이 아니었던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자기가 있어야 할 위치를 알고 처신해야할 바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난 요즘 직장생활 때문에 충분치는 않더라도 남편과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느라 노력한다.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형편이기에 새벽같이 일어나 남편 도시락을
준비하는 손길도 피곤한줄 모르고 한다.
그리고 교통비 아끼느라 한대뿐인 낡은 자동차로 출퇴근도 시키고 나또한 그 차로 출퇴근한다.
아이한테 무슨일이 생기면 기동성있게 움직여야 하기에 차는 내가
쓴다.
이렇게 몇년만 고생하면 어느정도 형편이 나아지겠지.
남들은 아파트 평수 늘려가면서 자기자신도 가꾸는 시기에
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사십이 넘은 이나이에.....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때라는 말도 있듯이
지금의 내 생활에 불만은 없다.
그저 열심히 살다보면 후회는 없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