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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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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oomma 전상서


BY 후리랜서 2000-10-30

-작가 최명희씨는 이래저래 서글프다.
예전에는 너무 알아주지들 않아서 비통해하고 좌절속에 살았다.
평단의 제제다사들은 그녀를 외면했다.
정말이지 그 흔한,평론 글줄 사이에,단 한 줄이라도,
욕이라도 좋고,혹평도 좋으니 이름 한 번 불리기를
소망하던때가 있었다.

데뷔한지 17년여,그렇게 밤낮 외로움에 떨며 뒤척이며 살았다.
80년 신춘문예 단편 소설이 당선되고,이듬해 장편 공모에
'혼불'이 뽑혀 작가가 되긴 했다.
그러나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세월이 너무 길었다.
그녀는 2백자 원고지를 적소삼아,그 칸칸에 슬픔과 외로움의
살점을 나누듯,절망의 피를 찍어 유서를 남기듯 '혼불'에
매달려왔다. 그렇게 잊혀진듯 살아온 그 여인은 벌써 나이가
쉰,아직 미혼이다.

그런 그녀가 지난 연말부터 돌연 벌떼같은 인터뷰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혼불이 전작 10권째 묶였다는게 그 계기다.
전에 써온 '혼불'작품 그대로일뿐 개작한것도 아니다.
최명희가 달라진것도 전혀 없다.
연작의 10권째가 출판되었다는 그 하나만의 이유로
평자 독자들의 관심이 이상할 정도로 달아올랐다.
갑자기 수십만권이 팔려 출판사를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지난 세월의 냉대와 무관심은 무엇인가.
지금의 들끓는 반응은 또 무엇인가.
그도 저도 아니라면 둘 다 합쳐진 모순의 앙상블일터이다.
바로 그 점이 서글픈 것이다.

혼불이 다 타오른것도 아닌데,대작의 완성처럼 말해지는것도
그녀는 두렵다.
그녀를 절망케 한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문화계의 패거리병이다.
한 패가 아니면 돌보지 않고,지연 학연 같은 끈을 맺고 한
울타리를 이루어야만 밀어주는 병.
그리하여 홀로 무섭게 천착하는 외곬의 노력가 능력가를 영영
파묻어버리는 병.
재능 업적보다 교제와 정치로 살아남는 얼치기를 늘리는
반문화의 고질.
또 있다.
남들이 떼를 이루어 읽고 보고 떠들고 사면 뒤질세라 뛰어드는
들쥐병이다.
겉으로 드러난 성취에만 눈길을 주고 귀기울이는,
그리고 <아까운>실패나 <값진>좌절은 쳐다보지도 않으며,
늘 냄비처럼 들끓고 소란한 시행착오만 되풀이할뿐 축적은
못 남기는 우리의 불치병.

...중략...

내 가슴속의 <들쥐>를 다스릴수 있느냐를 자문해 보자고,
그리고 홀로 쓸쓸히 제 일을 지키며,
혼의 불꽃을 피워 올리는 외톨박이들을 실로 귀하게
여기는지도 솔직히 자문해 보자고.

- 혼불과 들쥐, 김 충식-

나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글인것 같아서
세상을 클릭하는 멋진 아줌마들이 수두룩한
아줌마 쩜 컴에 이글을 올립니다.
서로 격려해주고 고무를 아끼지 않는 아줌마들~~~
건필하소서!

추신 : 작가 최 명희는 '혼불'을 완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고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