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일기(2)
금연 사흘째
출근길 차 속에서 기억해 낸다
처음 담배 핀 모습을....
중학교 졸업식을 몇 일 앞둔 어느 날 또래들과 귀가도중
군부대 옆 낮은 산자락 길섶에 산불이 발생되어
불끄느라 우왕좌왕 하는 사이
그 와중에서도 또래중 한 녀석이 담배를 피웠고
그 사실을 안 나도 뒷불 연기 속에서 처음 담배를 피웠지
담배 맛인지 산불 연기 맛인지 분간도 못하면서
유구한 역사지 내겐
물론 자랑스런 일은 아니지
그래도 그땐 자랑거리라도 되는 냥 우쭐댔지
생각하니 실 웃음이 나오네
오전엔 담배 향이 그립지가 않더구나 용케도
그런데 오후 네시경에 이르니 입안이 허전함이 있기에
금연초(각종 약초를 넣어 궐련처럼 만든것)를 불 당김 없이 입에 물었어
그냥 담배 피우는 시늉을 낸거지
왜 그런거 있잖아
일을 하다 뭔가 잘 풀려가지 안을 땐 줄담배 피며 골똘해지는 버릇 말이야
그래봤자 좋은 생각 만들지도 못하면서
사탕과 은단을 많이 먹었기에 오히려
담배생각을 자극하는 것 같았어
내일부터는 사랑과 은단을 줄여야겠어
빈 담뱃대를 이용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그러다 싫증나면
그것마저 없어도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