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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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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BY 안아 2002-03-21

후두두둑.

오랫동안 듣고 싶어하던 일정치 않은 이 소리.

너무도 기다리던 것이 눈앞에 나타나면 그저 아무런 말도 못할 수도 있는 법.

그냥 머릿속에도 굵은 장대비만이 내린다.

이런 날은 촛불을 켜놓고 차 한잔을 타서 창가에 앉아 누군가를 그리워해야할것 같은데

내가 그리는 이는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곤하게 잠을 청하고 있다.

안정과 그리움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것인가보다.



그리워할 대상이 없어진 나,내일 아침에는 무슨 국을 끓일까하는 촌스런 생각에 잠긴다.

빨래는 그냥은 잘 안마를테니 건조기를 돌려야겠다. 쓸 수건이 몇개 안 남았군.

계속되는 촌스러움에 그냥 혼자 피식 웃는다.


경쾌하게 내리는 빗줄기는 나의 촌스러운 생각과는 상관없이 계속된다.

바짝 말랐던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는 단비가 내린다.

갑갑하게 하늘을 뒤덥고 있던 황사도 이제는 좀 씻겨져 내리겠지.

후두두둑. 후두두둑. 오늘 날씨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