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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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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이니..왠일이니..


BY 올리비아 2002-03-14

오늘 아침..
침대에 누워 살며시 바라 보이는 베란다창..
날씨가 좀 흐리다.

그동안 며칠 눈부신 햇살덕에 간만에
베란다 창고를 열심히 햇빛에 말려도 보고..

침대 카버도 연노랑색으로 봄 분위기도 내보고..
그렇게 한동안 혼자서 부지런을 떨어서 그런지
오늘 잔뜩 흐린 날씨라도 별로 밉지가 않다..

음..
꿈을 꾸었다.
복권에 당첨되는 꿈을..
그렇다고 복권을 사고 싶진 않았다.
아무래도 dog dream 일 확률이 높기에..ㅎㅎ

오늘따라 날씨와 상관없이 가벼운
컨디션으로 일찌감치 신문을 펼쳐보았다.

"어머나..세상에.."
"왜그래?"

남편이 묻는다.
어떤사람 복권 당첨됐데...수십억..

에구..이런 기사를 보려고 그런 꿈을 꾸었나보다..ㅎㅎ
그러며 잠시 남편과 복권에 대한 이야기 몇마디 나누곤..

남편의 양말을 가져다 주기위해서 방으로
들어가는데 문득 남편이 성급한 목소리로 부른다..

"야...이리 와봐~~"
"왜~~~"
"빨리~~"

급히 거실로 나가보니 남편이 이렇게 외쳤다.

"행운목에.. 또 꽃이 폈다.."
"어머머..."
난 시트콤의 누구처럼..
왠일이니~ 왠일이니..하며 좋아라 했다.

내가 저 행운목을 들여 놓은지는..
큰애 초등학교 입학즈음에 샀으니까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 가는 것 같다.

키가 거실 천장을 닿을만큼 자란 그 행운목은
지금까지도 마치 한 식구처럼 거실 한코너를
그렇게 함께 동거동락하고 있다.

3년 전이었던가..
문득 행운목 곁을 지날때마다 어디선가 향기가 느껴졌다.
참..이상하다...어디서 이런 향기가 나는거지..
향수를 애들이 어디다 떨어뜨렸나..

그렇게 생각하다 나중에 발견한 그 하얀 꽃..
그 꽃은 마치 라일락처럼 작은 꽃잎들로
그 향기는 너무나 향기로웠다.

너무나 신기한건 해가 서서히 지면 꽃이 피고
아침이 해가 뜨면 꽃이 시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3년전에 한줄기만 피던 행운목의 꽃이
작년에는 갑자기 위 아래서 마치 폭죽터지듯히
눈부시게 활짝 피어나는게 아닌가..

어머머....정말 장관이었다.

가끔 외출해서 현관문을 열때면 그향기가 너무
진해서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켜야될 정도였다.

너무나 아름다운 행운목의 꽃을
기억하기 위해서 난 사진을 찍어 놓았다..

그런데..작년 5월에 피던 그 꽃이..

세상에..오늘 또...

하얀 꽃대가 속에서 빼꼼히 나와 있는게 아닌가..

우린 모처럼 아침에 그 행운목앞에서
마치 한 식구를 마주대하듯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행운목아..다시 피어줘서 정말 고맙다.."

남들에게 행운목의 꽃이 피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어떤 이들은..

"어머..행운목에 꽃도 피나요?"
하는 이들도 있었고..
어떤이들은 어떻게 관리했길래..하며 묻는다..

사실 난 그런거 잘 모른다.
난 그저 무식하게 큰 나무만 두세그루 키울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행운목에 꽃이 피는걸 보고
무슨 대단한 비법이라도 있느냥 물어오면..

멋적은 난... 이렇게 말한다..
"다른건 없고여..걍~ 화분에 물을 줄때..쌀뜨물로 주거든요..^^"

ㅎㅎ올해 좋은 일..있을까요?

우리 에세이방..콩트방에 모든 님들에게도
즐거운 일 마니마니 생기시라고..

제가 저희 집에 핀 행운목의 향기
듬뿍~~~~ 실어 님들께 날려 드릴께여..


(나중에 좋은일 생기시면...한턱 쏘시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