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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포옹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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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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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아와 코스모스의 서울나들이 (2 )


BY cosmos03 2002-03-14

뒷좌석에서는 아이들의 작은 다툼이 벌어집니다.
좌석이 너무 좁다고는 서로가 네 궁둥이가 더 커서 그렇다고
어지간히도 종알종알 거립니다.
그러더니 고속도로에 진입을 하고는 조용해지는걸 보니 모두가 잠이 들었나 봅니다.
남편과 나는 서로의 손을 잡은채 ( 울 서방은 한손으로 가끔 운전을 하지요 )
지긋하고 정겨웁게 가끔씩 서로를 바라봅니다.
어느정도를 가자니 남편이 말합니다.
" 자동차 밥 먹여야 되니 돈 준비해 "
" 우선은 당신이 내슈. 이따가 출연료 받으면 그때 다 정산해 줄테니 "
" 알았어 그럼 나중에 딴소리 하기 없기다 "
( 에구~ 쫀쫀한 양반. 출연료만 나와봐라 내 오늘 단단히 한턱쏜다
자동차에 밥 아니라 당신의 뱃속까지 든든히 내가 먹여주지 )
" 고속도로비도 당신이 내야한다 "
" 알았어 알았다구. 출연료 나오면 다 준다 다줘 "

물어물어 찾아간 여의도는 우리의 눈들을 휘등구레하게 만들었읍니다.
맨 처음 만난 사람이 이계진 씨 였거든요.
" 이야~ 연예인이다 "
라는 감탄사가 제 입과 남편의 입에서 나왓지만 아이들은 그저 멀뚱거리기만 합니다.
바로 신세대와 구세대의 차이점 이겠지요.
작가분과의 연락끝에 우리는 현상수배범 같은 주민등록증을 맡긴후에.
출입증이라는 명찰을 다섯사람에 달랑한개 대표로 남편의 가슴에 달수 있었읍니다.
그걸 달아야만 마음놓고 돌아다닐수가 있다고 했읍니다.
녀석들은 워낙에 들떠 놓으니 우리와 함께 행동을 해야하는데도
서로가 제 각각
그러니 돌아다니는 내내 제지를 받게 됩니다.
( 무전기 찬 경비아저씨들 험악하더라구요 )
풀죽운 녀석들에게
" 조금만 있어봐 연예인들을 무더기로 보게 해 주고 싸인또한 많이 받게 해 줄테니 "
공약을 남발합니다.

대기실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데데. 하나, 둘씩 연예인들이 들어옵니다.
제일처음으로 전원주 아지매를 선두로.
김승현씨 최유라씨. 조갑경씨와 야구해설가 하일성씨까지.
그리고는 일반 출연자들이 삼삼오오 몰려들 들어옵니다.
남편과 나는 귀엣말로 저사람은 누구고 예쁘다.
저 사람은 누군데 역시나 키가 작다 는둥 바쁘게 우리의 눈과 귀는 움직이는데.
아이들은 그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 합니다.
심드렁하니 한쪽 구석에서 구경만을 할뿐.
보다못한 남편이 딸아를 붙들고는 누구의 싸인을 받아오라고 등을 떠 밉니다.
딸아이...
" 아빠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
못내 마뜩찬은 표정을 짓더니
결국은 제 아빠의 압력에 못이겨 김승현과 전원주씨의 싸인을 받아옵니다.
최유라씨의 싸인을 받아오라고 내 등을 미는것을 난 눈 흘김으로 대신 했읍니다.
너무 귀엽고 예쁘더라구요. 그 최유라씨.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작가들과 감독 피디들...
대본을 한부씩 돌리며 입을 맞추라 하더군요.
( 에구~ 넘사스럽게...버얼건 대낮에 웬입은 맞추나? )
남편과 나는 그때까지 뭐가뭔지도 모르는상태이니 농담이 나오더라구요.
그러나 대본을 들여다보면서 부터 뭔가가 잘못되었다는걸 알수 있었읍니다.
( 얼라라? 뭔 재연을 한다고 했는데? 그래서 나는 연기연습까지 했는데? )
그 여러장의 대본중에 우리의 이야기는 단 몇줄에 불과하고
질문과 답의 양도 그리 많지 않았읍니다.

그래도 우리는 최선을 다했읍니다.
소곤소곤, 숙덕숙덕~
이렇게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고 이때는 또 내가 마이크를 잡고.
표정과 손짖은 어떻게 하고..
꿈이 컷읍니다.
그것도 감당하지 못할정도루다.

드디어 녹화에 들어가고.
무대위에 올라오실거라는 처음의 말과는 틀려도 너무 틀리게.
우리를 방청석의 맨 앞자리에 앉혀놓습니다.
( 우쒸~ 뭐시여? 여기가 무대위여? 우리가 방청객이여? )
불만스러웠지만 그냥 시키는대로 그 딱딱하고 불편한 의자에 앉?灣윱求?
조명정리도 구경하고 연예인들의 대기실의 모습과 다른점에 두눈이 휘둥그래지고.
슬그머니 시계를보니 그때의 시간이 오후 7시쯤.
대기실에서의 연습대로 연예인들은 막힘없이 술술~ 잘도 진행을 합니다.
순서대로 말입니다.
정말로 배우였읍니다.

처음에는 그래도 테레비죤 녹화하는데 참석하는것에도 좋았읍니다.
모든게 마냥 신기하고 좋았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편한 의자는 우리를 괴롭혔읍니다.
다리를 벌려서도 안된다. 눈을 감아도 안된다.
그리고 더욱 웃기는 것은...
우리도 방청객과 함께 연예인들의 들러리가 되야하는것이었읍니다.
맨 앞의 어떤 아가씨의 표정과 손짖에 의해
박수도 쳐주고 아~아 라는 감탄사도 뱉어주고.
그 감탄사와 함께 고개도 주억거려야 하고
오~오~오~오~ 라는 함성도 질러줘야 되고...

그거 따라 하는라 우리 아주 곤욕을 치루었읍니다.
생판 알지도 못하는것을 무작정 따라 하라고 하니.
남편과 나는 어리버리 할밖에요.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녹화전에 미리 방청객들은 그것을 연습해 둔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손짖 몸짖 소리짖을 내는것도 프로만이 할수 있다는거...
그때서야 알았읍니다.
7시에 녹화를 시작한것이 10시가 넘어도 끝나지를 않는것입니다.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지고...
배는 왜그리 ?杵팁測平?
이미 긴장은 풀어지고는 남는것은 지루함과 괴로움이었읍니다.
모니터 보고 즈그덜끼리 잡담하고.
결혼식을 330번씩이나 한 어느부부가 나와서는 온 시간을 다 잡아먹어버리고...
그때서야 대충 감~이 잡히대요.
우린 독단적인 출연이 아니라 그 결혼식을 그리 많이 한 부부의 들러리고.
코너의 한 귀퉁이의 시간 땜방이라는것을...

그래도, 그래도 말입니다.
서~얼마 여기까지 왓는데 출연한번은 시켜주고 출연료도 주고 선물도 주겠지~
싶은 미련에...끝까지 참고 버티었읍니다.
원래도 요도가 약해서는 소변을 참지 못하는 내가.
점심때 이후로는 물도 한모금 안마시고. 그렇게 아랫도리에 온 힘을 주고는 있는데.
야속한 사람들은 우리에게 눈길 한번 안줍니다.
언제 어느때 카메라에 이 못난 얼굴한번 잡히려나~ 싶은 미련에
다리는 외로 얌전히 꼬꼬
얼굴 표정은 지가 무슨 미스코리아 라고...
흐트러짐 없이 미소를 짖고 있자니 나중에는 얼굴에서 경련까지 일더라구요.
그렇게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음에도...

엠씨들의 멘트는 깜박 졸은거 같았을때
" 네~ 수고 하셨읍니다 "
로 끝을 내더라구요. 박수소리와 함께 말입니다.
정신이 번쩍 하고는 들었읍니다.
( 뭐시여 뭐시여~어 시방 끝난겨? )
우르르~ 하고는 모두들 몰려나갔읍니다.
아~ 순간 서운함에 눈물이 다 나오려고 했읍니다.
얼마나 야속하던지요.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네쌍의 부부중에 두쌍은 참석하지를 않고 두쌍의 부부중에 한쌍은 서울 사람이니 그래도 서운함과
황당함이 덜 햇을텐데...
때 빼고 광내고 우르르~ 대전에서 붙터 올라간 우리는 뭐냐고요?
남편과 나. 그리고 아이들은 멀뚱히 서로의 얼굴들만을 바라볼뿐.
누구도 뭐라 한마디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데...

순간 이었읍니다.
" 모이세요~ 잠시만 모이세요 "
라는 감독의 말이 급하게 들리는 겁니다.
( 그럼 그렇지 )
엉거주춤 우리는 다시금 그 자리에 서 있었읍니다.
그 잠깐이 허리를 제대로 펼수 있는 유일한 시간 이었읍니다.
그때의 시간이 10시하고도 30분을 지나고 있었고...
혹시나~ 싶은 마음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겠더라구요.
우리를 버리지는 않겠지 싶은 마음에요.
방청객들의 지금 시간이 몇신데를 뒤로 들으면서도
우리는 미소할수 있었읍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난 출연료 액수와 선물의 궁금함에 벗어나지를 못 했으니까요.
하지만...


( 마지막편은 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