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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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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맞으며...


BY 얀~ 2002-03-14


봄비 맞으며...

아들녀석 보기 힘들어,
선교원 입구에 들어가 현관으로 밀어 놓고,
현관 입구를 붙잡고 발버둥치며 떼를 부리는 아들을 외면하고
돌아오면서,
한 손에 무선 전화기 들고,
한 손으로 눈물 훔치고 가게에 돌아와 멍하니 창을 봤습니다.
가슴에 달궈진 돌덩이 하나 매달고 일했습니다.

딸아이 업어 재우고
멍하니 창을 보면 우울했지만,
가끔 들어선 선배들의 바쁠 때가 아이들 어릴 때가 그래도 행복이라고 자라면
지들끼리 놀고 엄마 아빠는 안중에도 없으니
고생이라 생각하지 말고 잘 살아보라고 그랬습니다.

장사를 하다보니 옆에 칭얼대는 딸아이가 없어져 찾아보면
박스에 기대어 잠이 들었더군요.
그 예쁜 얼굴, 큰 아이와는 달리 씩씩하게 자라나
어린이집 문을 넘으니,
큰 아이와는 달리 너무나 쉽게 떨어져 억울했습니다.
엄마가 얼마나 놀아 주지 않았으면
울지도 않고 선생님을 엄마처럼 따르는지 말입니다.
큰 가방, 기저귀 세 개, 과자 한 봉지 짊어지고 말입니다.

이젠 다 커서 알아서 하고, 점점 더 함께 할 시간이 없어졌습니다.
남편과 아이들 데리고 산에 가자고,
모임에 데려가고,
하루종일 혼자인 엄마는
책을 보고, 글을 씁니다.
그땐 돈버느라 핑계를 대더니,
이젠 놀고 싶어도 아이들이 빼곡한 일정 챙기느라 바빠
한가해진 엄마는 공부를 합니다.

보험 설계사가 와서 잘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길래
"글 쓰기요"라고 답했습니다.
글이 무엇이고?
글 쓰기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많은 시간 글을 보고, 쓰고 있습니다.

감기에 걸려 훌쩍이며
봄비 오는 거리를 내다보니
처량하지만 그래도 살아온 것에 후회는 없으니 다행입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일나갔습니다.
무사히 일 마치고 돌아오면
사랑하고 사랑하노라 말해야겠습니다.
아이들이 오면,
빵 사다 놓고,
먹는 모습 지켜보며 씨익 웃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