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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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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커스


BY 크로커스 2002-03-05

크로커스 노란 꽃이 피었다.
지난 해 화분을 사서 베란다에 놓고 실컨 꽃을 즐기고 난 후 시든 뒤에 아파트 화단에 묻어 두었던 것이 꽃이 핀 것이다.
난 크로커스를 좋아한다.
봄을 기다리는 성급한 마음에 화답이라도 하듯 일찍 피는 꽃이 좋아서...
이런 저런 까탈부리지 않고 한 번 땅에 묻어두면 해마다 누구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신실함이 좋아서...
몇년에 한 번씩 뿌리를 캐내어 이곳 저곳 나누어 심어야 할 만큼 번식력이 강해서...
한 겨울에 새싹이 올라와 바라보고 있노라면 겨울의 삭막함을 잊게해 주는 것이 좋아서...
비바람에 흔들림 없는 조그만 키의 단아함이 좋아서...
한 번 핀 꽃은 눈이 내린다해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시들지 않는 강인함이 좋아서...
노랑 보라 하양 연보라등 다양한 색깔의 화려함이 좋아서...
잔디밭 사이에 심어도 잔디에게 지지 않고 꽃을 피울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크로커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웬지 그런 느낌이 든다.
하이디가 알프스를 그리워할 때 그 알프스 산록엔 크로커스가 피어있을 것만 같은...
내가 사는 집 앞 뜰에는 항상 크로커스가 피어있을 것이다.
그 곳이 아파트이건 주택이건 산 속의 별장이건 상관없이...
크로커스의 수는 내가 그 집에 살고있는 기간이 길어지면 늘어날 것이다.
한 집에 오래살지 않아도 섭섭해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グ?사는 곳마다 크로커스가 새로이 자리를 잡고 이웃에 사는 이들에게 봄소식을 전해줄 테니까...
혹시 올 봄에 크로커스 화분을 사신 분들 꽃이 시들고 잎까지 노랗게 시들고 나면 집 앞 아무곳이든 땅에 묻어두세요.
내년 봄엔 뜻밖의 기쁨을 만날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