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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9

반장선거


BY kanghe0629 2002-03-04

"언니야 내일 뭐라카면 되노?
언니야 니 전에 했던것 쪼매만 가르키도고 응?"
밤 늦도록 우리딸들은 집이 떠나가도록 난리입니다
"엄마 힘드니까 그런것 하지마라 안카나~~~"
"아이다 나는 죽어도 반장 할끼다 와!"
결국은 우리 큰 딸이졌습니다
막내 쫄졸이 공부?
잘~ 못합니다 보통이 되나.....
그렇지만 나서는것 진짜 좋아합니다
지는것 죽기보다 싫어하지요
"엄마 은행 얼마주면 사노?"
아직도 이런것만 묻는아이 입니다

제가 너무 삶에 지쳐서 봐주질 않았더니
공부는 영 아니네요
하지만 체육시간엔 운동장을 날아다닌답니다
지아빠 입니다 그건.
너무 엉뚱한 녀석이여서 감당을 못하겠어요
그래도 3학녀때는 부반장을 하더니
이번엔 4학년이니까 반장을 나서보겠답니다
주제파악이 안되는 애 거든요
그렇다고
"야 너 공부도 못하는게 하지마"이럴수도 없어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으니까
지 언니 공부하다 말고
결국은 선거유세(?)공략비법을 전수해 줍니다
악을 쓰면서 연습을 합니다
그러다 밤열두시가 넘어서
우리집 특기인 야밤 의 패션쇼가 벌어집니다
"옷은 이렇게 입어야 믿음직 스럽게 보인데이"
우리막내는 학교별명이 여자깡패입니다
까분다 싶으면 여지없이 두들겨팹니다
남자애들은 특히 ㅎㅎㅎ
아마도 아빠에 대한 스트레스(?)인가봐요

오늘아침은 결국
언니의 명령탓인지 야밤 패션쇼탓인지
제일 싫어하는 치마를 입고 갔습니다
맨날 하나로 질끈 묶던 머리에서
갈래머리 로 얌전히땋아서...
생전 하지않던 얌전을 떨며
대문을 나서길래 "우리쫄쫄이 화이팅!"
이라고 해줬더니 "오~~~~~예!"
하고는 나풀나풀 뛰어갑니다
난 어찌나 우습던지 겨우 참았습니다

전 이렇게 삽니다
유일하게 제게 웃음을 주고 행복을 주는 아이
난 어쩌면 이 아이들이 아니였으연
정말 살아내지 못했을지도 모르겟습니다

많이 지치면 때론 짐? 하다가도
아니야 내겐 나의인생의 전부인데...
이렇게 감사함으로 바뀝니다
사실은 전 안되면 좋겠습니다
학교가는게 부담스러워서리....
"엄마야 내 꼭 되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기원많이해도 알았제?"
우리쫄쫄이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