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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있는 얘기 -(43) 미신과 여자


BY 하늬바람 2002-03-04

잠자리로 들어가면서 아가씨가 말했다.
"이런, 금요일하고도 13이네."

사내녀석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오늘이 금요일이긴 하지만 13일은 아니야"

아가씨는 계속했다.
"그게 아니라 당신이 열세 번째가 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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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they clambered into bed, the harlot remarked,
"Well, here it is Friday the 13th."

The john corrected, "It's Friday, but it's not the
13th tonight."

She persisted, "No, it's not ···but you are."

참고)
clamber : 손발로 기어오르다
john : 남자, 놈, 녀석
harlot : 음란한 여자, 윤락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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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몇 마디]

현대는 그야말로 첨단 과학의 시대이다. 인공위성이 하늘을 날고, 인
간의 유전자 지도를 밝혀내서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러나 인간의 마음의 지도는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것을 흔히 미신(迷信)이라고 한다. 미신이란 이치에 어긋난 것을 망
녕되게 믿는 것을 말한다. 또 징크스(jinx)라고도 한다. 징크스란 불
길한 일,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운명적인 일을 일컫는 말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고모 댁에 가면 떡을 해놓고 정화수를 떠놓고 고
사를 지냈다. 누가 병이 났다던가, 입시나 시험 등을 앞에 두면 당연
히 고사를 지내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

요즘에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과학문명의 혜택 속에서 산다고 하는 서
양 사람들도 길복(吉福)을 가져다 준다고 믿어 간직하거나 섬기는 사
람, 물건 또는 동 ·식물 등을 품에 가지고 다닌다. 마스코토(mascot)
라고 해서 각종 경기 대회에서 귀여운 동물을 상징물로 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업에 따라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징크스도 가지각색이다. 그러면 우
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직업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신을 살펴본다.

우리 아줌마들을 일요과부로 만들어 원성이 자자한 낚시꾼들은 고기
를 낚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마다 독특한 징크스란 게 있다. 낚시를 가
기 위해서는 꼭 무슨 미끼를 챙겨야 된다든지, 아끼는 장비를 가져가
야 된다든지 하는 단순한 것부터 시작해서, 비가 온 다음날은 꼭 간다
든지, 매년 특정일은 꼭 어디를 가야된다든지 심지어 출조 전날은 반
드시 목욕재계하고 부부 각방을 써야 되는 낚시꾼도 있다. 낚시 가기
전날부터 수염을 안 깍는 버릇이 있다.

운동선수들 또한 항상 승부와 기록의 세계에서 살기 때문에 여러가지
징크스를 갖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달걀을 먹으면 깨진다, 미끄러진
다는 의미에서 피하고 있다. 한 원로 방송인의 회고담을 보면 중요한
권투 타이틀 매치의 경우 누가 중계방송을 하면 이기고 누가 하면 꼭
지는 '아나운서 징크스'가 심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는 수염을 깎지 않거나, 속옷을 갈아입지 않는 유명 선수, 감독
도 많다.

인기와 팬들의 환호를 먹고 사는 연예계야 말로 '징크스'의 천국이어
서 "연기자가 가수로 나서면 망한다" "여름엔 발라드가 안된다" "여름
극장가에 물을 소재로한 재난 영화는 잘 안 된다(물 먹는다)" "종로
모극장을 개봉관으로 잡으면 안된다" 등등 많기도 많다. 그래서 연예
계에서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꼭 돼지머리를 모셔놓고 고사를 지내
고 있다. 일이 잘 풀리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정치를 한다는 정치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게 방송 타는 것을 좋
아하는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한동안 선거운동 기간중에 텔레비전에
얼굴이 나가면 낙선한다는 이상한 '징크스'가 돌아 사람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했는가 하면, 또 얼마전에는 대통령에게도 해외 순방 일정이
있을 때마다 정국이 어려워진다는, 이른바 '해외순방 징크스' 이야기
가 돈 적이 있었다. 조상의 산소를 명당에 이장하고 대통령이 된 사람
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대선 때만 되면 조상의 묘소를 이장하고 총선
때는 유명 역술인 집에 금배지를 달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줄을 선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는 것이 아니
고 지관과 점쟁이가 뽑는 것이다.

하루 종일 차를 몰고 다니는 택시 기사에게도 징크스가 있다. 어떤 기
사는 안경을 쓴 사람을 싫어한다. 아침에 차를 몰고 집을 나설 때 여
자가 길을 가로지르면 하루 종일 재수가 없다는 기사도 있다. 첫 손님
이 여자면 하루종일 재수없다는 택시 기사의 징크스는 얼마나 터무니
없는 것인가.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 친척 전체가 긴장하고 관심이 집중
되어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영향을 주는 음식을 피한다. 당일 아침
에는 미끄러진다고 미역국을 먹지 않는다. 또 쩔거덕 붙으라고 엿이나
찹쌀떡을 사 주고, 잘 찍으라고 포크 등을 선물한다.

서양인들은 동양인보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서 미신을 믿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기독교 문화권에 속해 불합리한 징크스 등을 갖고 있지
않을 것 같지만 그들도 인간인지라 들으면 웃음이 나오는 미신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서양인들이 믿고 있는 징크스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개구리를
죽이면 사흘 동안 비가 퍼붓는다. 아침 일찍 코가 간지러우면, 그 날
좋은 소식을 듣게 된다. 금요일에 일을 착수하면, 성공적으로 끝나지
못한다. 왼쪽 손바닥이 가려우면, 선물을 받을 징조이다. 초생달이 뜰
때 이발하면, 머리카락이 잘 자란다. 토끼가 길손 앞을 가로질러 가면
재수가 나쁘다.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면 행운, 다섯 잎 클로버를 발
견하면 악운. 고사리를 태우거나 베면 비가 온다. 천둥, 번개가 치면
우유나 맥주가 상한다. 무지개가 자기의 왼 쪽에 나타나면 흉조라는
미신이 있다. 무지개가 자기의 오른 쪽에 나타나면 소원을 빌지만 자
신의 왼 쪽에 나타나면 흉조라 하여 소원을 빌지 않는다.아일랜드에서
는 무지개가 땅과 접한 지점에 금화가 든 항아리가 있다고 믿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숫자와 특정 요일이나 날자에 얽힌 미신도있다. 동
양 3국인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4자를 싫어한다. 그것은 죽음을 뜻
하는 사(死) 와 발음이 비슷해서 싫어하는 것이다. 하기야 죽음을 좋
아할 사람은 없지. 요즘에는 기독교 문화의 영향으로 13까지 싫어한
다. 그래서 비행기에는 4번과 13열이 없다. 호텔에는 4층과 13층이 없
다. 우리 나라의 엘리베이터엔 숫자 4대신 영어의 F가 쓰여있다.

기독교 문화권에 속해 있는 서양에서는 13 일의 금요일을 아주 싫어한
다. 오죽하면 위에서 소개한 유머에서 직업여성이 금요일 13번째 만난
남자손님을 재수 없다고 싫어하겠는가. 그만큼 13일의 금요일을 싫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3일의 금요일'이라는 영화도 여러번 만들
어져서 우리의 귀에도 익숙하다.

이 13일의 금요일은 기독교에서 유래한다. 예수는 자신이 체포돼 사형
될 것을 알고 12 명의 제자와 함께 만찬을 들었다. 식사 도중 유다가
자리를 떠나 예수를 배반하고 병사들을 불러와 예수는 잡혀갔다. 다음
날 예수는 십자가 못박혀 죽음을 당했는데, 이 날이 금요일이었다. 예
수는 죽은 지 3 일만에 부활했는데, 이 날이 일요일 ( 주의 날 ) 이므
로 역산하면 예수가 죽은 날은 금요일이 된다.

기독교도들은 예수와 12 제자를 합해 13 명이 모인 곳에서 유다의 배
반이 일어났으므로 13 이라는 숫자에 배반과 불행이 담겨있다고 믿게
됐다. 그리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불행이 일어나 날이 금요일이었
으므로 이 또한 불길함과 고통을 상장하게 되었다.그러니 13 과 금요
일이 겹치는 날이 주는 의미는 불행한 일이 터지고 말 것 같은 공포
와 불안이 아니겠는가 .심지어 오늘날까지 서양에서는 13 명이 함께
회식을하면 그 해 안에 한명이 죽음을 당한다는 미신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 만은 아니다. 미 합중국은 13주부터 시작했다.
또 미국의 대통령 가운데 그 이름이 13자인 사람은 우드로 윌슨을 위
시해서 7명이나 된다. 또 미국인들이 위인으로 모시는 토마스 제퍼슨
이나 퍼싱 장군은 13일이 생일이다. 불멸의 작곡가 바그너는 이름도
13자요, 태어난 것도 1813년. 13세에 학교를 졸업하여 13개의 오페라
를 썼고 13명의 부인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13일에 죽었다고 한다.

기독교인들은 금요일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날이라고 1주일 중 가
장 불행한 날로 여기지만, 다른 문화권에서까지 그런 것은 아니다. 예
를 들면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결혼식 같은 경사스러운 행사를 1주일
중 길일이라는 금요일에 잡는다.

금요일을 운 나쁜 날로 생각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고 한다.
아담이 금요일에 탄생했으며 이브가 금지된 과일을 따먹은 날도 금요
일이며 그들 둘 다 금요일에 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요일은 배가 출범하기에도 나쁜 날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금요일을 '교수형의 날'이라고도 하는데,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들의
교수형을 금요일에 집행하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00년전 미대륙을 발견했던 위대한 항해가 크리스토퍼 콜롬버
스(1446?∼1506)는 어떤가? 1492년 그는 금요일에 닻을 올렸고 금요일
에 발견했다.

인간의 길흉이나 운명이 미리 정해져 있다면 누가 노력도 하고 잘해
볼려고 하겠는가? 어떤 특정한 숫자나 날자, 요일이 나쁜 것이 아니
라 사람들이 스스로 나쁘다고 생각해서 나쁜 암시를 머릿속에 주입하
는 것이다. 그러니 좋아질 수가 없다. 그래서 징크스니 뭐니 하는 것
이 생겨나고 이것을 막기 위해서 각종 마스코트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
이다.

나는 매일 아침 인간의 길흉화복과 과거와 미래를 훤히 꿰뚫어 본다는
도사님들이 집단으로 모여 사는 미아리 고개를 지나서 출근을 한다.
가끔 방송에서 손님을 가장해서 각기 다른 역술인한테 똑같은 사람의
운명을 감정을 하는 실험을 하는 것을 보면 똑같은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니까 그들도 도사가 아니라 하나의 직업으로
살아가는 방법으로 역술을 택한 것으로 본다.

똑같은 현상을 두고 어떤 사람은 긍정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반
면에 어떤 사람은 부정적이고 불합리하게 생각하여서 안절 부절 못하
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
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
다."는 말이 있다. 유대인들이 자기 민족을 하나님의 선택된 민족으
로 생각하고 몇천 년 내려온 지혜의 보고인 '탈무드'와 '구약성경'대
로 행동하니 돈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
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을 나라를 잃은 재수 없는 민족으로 비관만 하
고 유랑했더라면 세계의 유랑민 신세가 되었을 것 아닌가.

미신, 징크스 안믿으면 된다. 왜 쓸데 없는 것을 믿어서 스스로에게
잘못된 암시를 주입해서 일을 그르치는가? 자신을 갖고, 자신을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