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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즈음엔...(미리보는 4월)
BY 들꽃편지 2002-03-04
개울가에 앉아
버들강아지 꺾어 피리를 만들던 날이 있었습니다.
꼭 이런 개울가
꼭 이런 꽃이 피고
연두색 나뭇잎이 한들거리던 4월 즈음.
멀리 외갓집이 보이고
가까이 나즈막한 산언저리에 진달래가 화사하던 날.
꼭 이런 돌멩이가 놓여 있고
꼭 이런 개울물이 돌돌돌 돌을 스치는 소리.
전교생이 돌려 가며 쓰던 풍금소리와
새 집을 지으며 바쁘게 나돌아 다니던 새소리와
할머니가 나를 부르던 "쫑미야~~~"하던 소리와
봄에 태어난 송아지가 밭두렁에서 엄마를 부르는 소리와
모두모두 합쳐진 봄의 소리가 들려 옵니다.
4월 즈음엔...
4월 즈음엔
개울가의 징검다리를 건너
앞산에 올라
서울로 가신 엄마도 기다리지 않고
새콤쌉쓰름한 진달래 꽃잎만 따 먹었습니다.
입술이 퍼래지도록
손끝이 푸리딩딩해지도록
서울가신 엄마도 진달래 핀 고향 산천을 그리워나 하는지...
버들 강아지 꺾어 들고
친구들이랑 징검다리 건너 던
4월 즈음을 보고파나 하는지...
나도 잊고 엄마도 잊고
설렁설렁 개울가로 뛰어가던 4월 즈음...
4월의 개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