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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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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


BY pig530 2002-02-19

무엇인가 이야기 하고 싶어 회원등록 하고
글쓰기로 들어가서 무슨 이야기 부터 쓸까하고
제목난에 커서를 같다 대니 "나쁜놈"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내 일에 필요한 것을 보는것 외엔 컴퓨터를 만지는것 조차
두려워 하는 수준아라 그단어가 왜 나왔는지 알수 없지만
내가 하고 싶어하는 속마음에 이 단어가 알맞는것 같다.
절대로 나를 내버려 두는 일은 없을 꺼라던 남편이 내 곁을 떠나
한줌의 재가 되어 조그만 돌 상자 안으로 들어간지 이제 100일이
지났다. 간이 안좋아 걱정은 하고 있었지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모범생 처럼 지키고
자기에게 주어진 일은 철저히 해나가는 사람.
나는 나대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또 그 사람의 일을 도와 가며(운전 기사) 정말 열심히 성당도 다니면서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로 건강이 안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못느낄 정도로 잘 유지 하면서 살아 왔기에
이렇게 빨리 우리곁을 떠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저 농담처럼 너무 오래 살지도 말고 칠십 까지만 즐겁게 살자고 했는데 너무 빨리 나와 두아들을 남겨놓고 간 그사람.
그의 사진을 보면서 오늘도 한마디 욕을 했다. "야! 너만 편하게 지내면 다냐? 마누라는 고생을 하거나 말거나"하고.
나나 주위에서 민간 요법을 해보자해도 민간 요법이 진짜 낳는다면 죽는 사람 하나도 없겠다하고 마다하고 그저 마누라가 해주는 발맛사지만 좋아서 매일 발맛사지 해달하고 어쩌다 피곤해서 안해주면 얼마나 섭섭해 하는지, 내가 일하러 간 사이 혼자 산에라도 다녀 오라고 성화를 해도 꼼작도 않고 쉬는날 이나 잠깐 나하고 함께 나가려 하고
집안에서 회사일 처리하고 남는 시간에는 PC앞에 앉아 싸게 살 물건이 있나 검색해 놓고 내가 돌아오면 보여 주면서 내 결제를 기다리고,
어떤 친구는 그런 그를 보고 "그래 쇼핑은 계속 되야 되" 했었는데 정말 그말이 맞았습니다. 쇼핑이 중단되니 그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구매한 상품 중에 마음에 들지 않는게 있어 한마디 욕을 하곤 합니다.
불만도 있었지만 그런대로 즐겁게 지낸 23년.
나는 요즘 무척 마음이 아프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더라도 내가 집에 있으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거들어 줬더라면 이런 상황이 안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와 가을에 친정어머니 돌아 가셨을 때나
갑작스러운 매형의 장례식에도 못가게 할껄 괜히 끌고 다녔다 하는
후회로 매일 너무너무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또 병원에서의 성의 없는 진찰은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야하나, 누가 또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되면 어쩌나.
내가 너무 무기력하고 바보같아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그사람이 하던 조그만 사업, 애들의 교육, 내가 다니던 직장일을 놓지못하고 모든것을 웅켜쥐고 계속하면서 해야할 일도 많고 봐야 할 서류도 많지만 그 어느것 하나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있고 그저 밀려오는 외로움에 가슴을 태우고 눈물만 흘리고 지냅니다.
옆에서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는 사람이 있으면 그심정은 이해가 되지 않고 그래도 싸울수 있는 대상이 있으니 다행인줄 알라고 하니까 그것도 한두번이지 이제는 아예 내 앞에서 이야기를 안하려고 합니다.
언제까지 이러고 지내야 벗어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