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탄광촌 태백의 봄풍경은
생나무울타리부터 왔다.
일제때의 사택들이 죽늘어서있는 옆 자투리땅에 이집저집 요만큼 요만큼 밭을 간다
겨우내 연탄재가 쌓였다가 봄바람 불면(봄은 미친듯부는 바람부터오는데)흙을 엎어 가지런히 밭고랑갈고 뒷산에서
잡목들을 베어다 울타리를 세운다
날이풀리기 시작하면 어느집울타린 진달래가, 또 그옆은 산수유가,
더지나면 싸리꽃도 피고 철쭉도 핀다.
삭막한 사택의 골목 골목 거친 봄바람 쓸고다녀도 공동수돗가의
울타리나무는 아주작은 행복이었다.
가끔 그 행복한 나무가 회초리로 쓰이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