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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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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의 두드러기 약을 먹다니...


BY 가을내음 2000-10-23

♣   아들의 두드러기 약을 먹다니...


학교에 갔던 아들이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엄마, 클났어..온몸에 두드러기가 났어"

아들이 보여준 몸에는 빨간 두드러기가 여기 저기 솟아있었다.

"어떡하니..약 먹어야겠다..기다려..옷 갈아 입고.."

아들이 방으로 들어간 사이 나는 구급상자를 꺼내어 두드러기

약을 꺼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어 자연스럽게 내가 삼키고 말았는

데....약을 삼키는 순간..어~이게 내 약이 아닌데..하고 보니

아들 두드러기 약을 내가 먹은 것이다.

순간, 깜짝 놀란 나는 온몸에 두드러기가 솟을 것만 같았다.

"어머머..이걸 어쩌니..니 약을 내가 먹었다.."

"엄마, 큰일났다..이제 엄마 죽는거 아냐?"

아들이 히죽거리며 막 불안한 나를 보며 너스레를 떤다.

다른 약도 아니고 두드러기 약을 먹다니...정말 나는

어쩔 수 없는 약 중독자(?)인가 보다.

나는 워낙 약 먹는걸 좋아한다.

몸이 자주 아프기도 하거니와 아프려고만 하면 약을 먹어서

미리 예방하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 이 지경까지 오고 만것이다.

그러니까 아들 두드러기 약을 손에 들고 있다가 당연히

내 약인줄 알고 삼킨것이다.

나는 내 친구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냈다.

"나,,클났어..두드러기 약 먹었는데 나 괜찮을까?"

그랬더니..."죽지는 않을 꺼야.."라는 답장이 왔다.

정말 나의 이 우둔함은, 아니 이 건망증은 어디에서 부터

시작된 것일까?

누군에겐가 전화를 하고도 그 사람이 받아서야 내가 누구에게

전화한 사실을 알고, 핸드폰을 어디에 둔지 몰라서

하루에 한번은 집에서 내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봐야 하니.

참 큰일이다.

앞으로 우리 가족들은 무슨 약을 먹어야 한다면 반드시

본인이 먹어야 한다고 일러 줬다.

내가 약 심부름을 하다가 그걸 또 먹는 불상사를 없애기 위해서.

아직 삼십대 후반인 내가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