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달리 하늘은 맑고..
곧 노란 개나리 꽃망울이라도 터뜨릴 것만같은 햇살이다..
아니..
바람은 오는 새봄을 아쉬워 하듯 차기만 하지만..
'떠날때를 아는자의 떠나는 뒷모습은 아름답다..'라고 했나..
겨울은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는듯..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안간힘..
설경..가득했던 이번 겨울은 정말 아름다웠지..
멀리 보이는 산자락의 아직 녹지 않은 설경..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시간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불과 두어달 차이인데..
서른 여덟..서른 아홉..
휴...
이렇게 무게가 다를줄은..
가깝게 '예'를 든다면..
잠 자는 시간이 달라진다..
좀 처럼 이른시간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나..였는데..
'서른 아홉'을 맞으면서는 잠 자는 시간마저도 나이탓을 하게 된다..
(이미 서른 아홉을 훌쩍 넘긴 선배님..께는 죄송하지만..)
가끔 전혀 예상치 못한 시간(초저녁)에 잠이 들기 일수이고..
잠들고 두어시간..다시 깨어 까만밤을 하얗게 지새우기는
또한 다반사...
잠 에 관한한..만은 분명 아니다..
모든 사물이..내 주위의 모든 일들이..
예사롭지 않다..
민감함..나의 민감한 성격..그 탓인지도 모르지..
잠시 스치는 사람과의 짧은 만남..그것도 그렇고..
이적지 잘 지내던 그니들과의 시간도 그렇고..
모든것이 낯설기만 하다..
버겁기만 하다..
서른 아홉..그 나이가 서러워 보내는 밤마다 눈물로 지새웠다던..
어느 님(여자 아닌 남자였음)을 이해 할수도 있을것 같아..
혹자는 사치..라고 말하기도 하겠건만..
사치 할줄 모르는 내겐..
'사치'라는 그 낱말조차 생경한걸..
살면서..몇 번의 고비를 넘겨야 완전한 어른이 되는걸까..
결혼..그 황홀함..
아이를 만나는 그 신비로운 시간..
내가 어른이 된다는 어설픈 감각..에의 충실..
그리곤..
곧..그라프의 곡선은 하향...
...
난..방정식을 싫어했지..
위로만 치솟기 바라는 내 감정과는 달리
주어진 수학문제에는 급강하하는 하향곡선도 있어야 하니까..
아이가 어느정도 자아를 아는듯한..그 다음은..
아이는..끝 없는 상향 곡선을 그리려 하고..
난..애써..꺽어 내게로 향하는 하향곡선을 그려야하고..
그래서 일까..
내겐 쓸쓸함만 남는거였거든..
내 주위엔 모든게 '부재'였으니까..
어쩜 너무 이른 판단..일지도 모르지..
어쩜 오늘밤 자고 나면..지금 써내려간 내 글귀에
이건 아니야..라고 '딜리트'키를 누를지도 모르지만..
그래..
이게 지금 내게 있어 가장 큰 희망 사항 이겠지..
언제고 '딜리트'키를 누르면 다시 순백의 여백을 만날수 있기를 바라는..
단지 희망사항..일거야..
인생에 있어..'Delete'키는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