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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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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릴적엔..


BY 박 라일락 2002-01-16

곡명을 클릭하세요



 
 아주 옛날..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도 하기도 전 어린시절..

 멋쟁이 울 큰 오빠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는데..

 어느날 가저 오셨던 이상한 기계하나...

 처음 본 나로썬..

 정말 신기했었지.


 그 당시엔..

 울 집에는 미제 라디오가 있었는데.. 

 기나긴 겨울 밤..

 얼케 언니랑 언니랑 조카들이랑..

 옹기종기 모여서

 "찹쌀 떡~~영덕 빵게 싸이소.."사 먹으면서 

 라디오 연속극 들었고..

 그 당시 제목은 기억에 안 나지만..

 정말 잼 있었지..


 그런데 

 울 오빠가 가저온 그 기계는 축음기라고 하였고.. 

 까만 판을 올려 놓고 처음 들었던 그 노래..

 "통치마 붙잡고 사정하는 손

 뿌리치며 가는 무정한 님아.."

 가수도 제목도 기억에 안 나지만..

 가사의 한 구절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저녁 먹고 좀은 무료하여..

 인터넷 바다를 헤엄쳤어..

 그러다가..

 무심코 아주 귀한 자료하나를 건졌어.


 그 옛날..

 울 오빠가 여동생에게 선물했던 추억의 축음기의 판을 보면서..

 오빠 생각이 난다..


 오래 전 고인되신 울 오빠..

 나랑 연령 차이도 너무 많아서 인지..

 아버지 보담..

 오빠가 더 무서웠고..


 자기 자슥..

 조카랑 때론 다투면..

 오빠는 막내 동샹인 나에게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셨고..

 우찌다가 얼케에게(오빠 댁) 앙탈을 부리는 동샹에게..

 꿀밤을 줘어 박곤 했는데..

 엄마를 일찍 잃은 나로썬..

 그 순간 와그리 서럽고 원망스럽던지..

 대문 밖..

 안방 굴뚝 뒤에서 남 모르게 참 많이 울었다..

 그리고..

 철없는 나는 나자신게 약속을 했었다..

 내가 자라서 엄마가 되면..

 절대 자슥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세월이 흘러서..

 울 화상..

 자기 책임 다 못하고  

 자슥버리고 자기 갈 길 가버렸지만..

 나는 어릴적 나에게 한 약속땜에..

 그 많은 유혹 뿌리치고 지금까지 살아 왔는가 보다..

 
 봄비같은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오빠 생각이 난다..

 어쩜..

 구천에서 오빠랑 울 화상이랑..

 이 밤..

 한잔하고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