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누워봐도,
반듯이 누워, 벼개 하나를 다리밑에 받쳐봐도,
아픈건 여전했다.
옆에서 코골이를 해대는 그이가 공연히 거슬려서
벼개를 고쳐 끼워줘본다.
잠깐 조용해지나 싶더니 또 시작을 한다.
"드르으렁 끄으~~끄끅~~푸우푹~~~"
코고는 소리가 이토록 짜증을 불러 오기는
드문데 엊저녁에 그이는 나를 정말 짜증나게 했다.
전기고문을 해대는듯한 통증은 새벽까지 나를
잠재우지 않더니,
창밖이 번~해질 쯤에야 눈이라도 붙이게 해 주었다.
며칠전부터 통증이 많이 심해지고 있다.
허리부터 시작하는 통증은 왼쪽다리를 타고 내려오다
종아리 부분부턴 감각까지 없애 버리고는
발가락에 와선 절절거리며 항상 발저림을 만들고 있다.
이럴땐 당장이라도 또한번 수술대에 오르고 싶어지다가
세번씩 수술하고도 허리통증에 고생하고 있는 분의 만류가
나를 망설이게 한다.
이렇게 아파하면서도 한가한걸 못참고 바쁘고 싶어
안달하는 난, 전생에 머슴으로 살았던게 아닐까.
아니다.
바쁘고 싶어 하는게 아니라
바쁘게 움직임은 통증을 잠시라도 잊게 하는 힘이 있어
난 그렇게 바쁘고 싶어 하고 있는 걸거다.
화실에 안가는 주말엔 이렇게 컴앞에 앉아서 바빠하면서.
"오늘 자긴 자유맨예요!"
그일 내보내면서 난 그렇게 했다.
편하게 해주려하는 배려가 고마와서
아니 손님없는 가게에 닷새동안 옥살이(?)시킨게
미안해서 내 딴에 부려보는 애교다.
겨울엔 한없이 한가한 업종이지만 그래도 이렇진 않았었는데
경기가 조금도 좋아지고 있지 않음을 실감하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서로에게 스트레스 주지 않으려고
돈얘긴 될 수 있으면 꺼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제 나도 내시간을 만들어 가지면서
내게도 약간의 투자를 해서 노후를 멋스럽게 살고 싶어 시작한
취미 생활도 이렇게 아파하면서 까지 하고 있는 나는
가끔씩 나도 나를 모르겠다.
붓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즐겁다.
앉아 있는 자세에서 가장 적은 통증을 느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면서 두세시간을 이삼십분쯤으로
느끼고 온다.
더 악화 시킬지도 모르면서 우선만 넘기려는 나를보며
왜 이러고 사냐고 내게 묻지만
가끔씩은 나도 나를 모르겠으니
혹여,
오년후면 깨끗이 나을거라며 시누이가 봐다준
사주팔자를 믿고 있는건 아닌지?
단골 손님들이 앉았다간 가게가
담배 연기로 자욱하다.
문열어서 공기를 바꾸면서 오늘도 내가 간접살인으로
삼분은 일찍 죽을거란 생각을 한다.
제발 사주에도 나와 있다는 내 아픔이
오년만 더 참게 해서 오년후엔 날을 만큼
몸이 가벼워 졌으면 좋으련만...
정말로,
오늘 같은날은,
내가
이렇게 변해가는 나를 모르겠다.
안 믿던 그런걸 다 믿으면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