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마음이 답답하였다.
남들은 하기좋은말로 너무편해서, 걱정거리가 없어서 그런다며
나를 퉁박주었다.
아침에 청소를 끝내고 걸레를 빨려고 욕실로 들어가는 순간
큰 거울에 비친 낯선 아줌마의 모습이 눈에 확들어왔다.
얼굴에 생기라곤 하나도없고 머리는 두상이 그대로 나타날정도로
짝 들어붙어 기득이나 심란한 마음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었다.
거울을보며 어깨까지오는 생머리를 올려보았다 내려보았다 하지만
막상 자르려니 항상 어깨까지길이의 생머리만 하던터라 어떻게
잘라야 어울리려나 걱정부터 되었다.
거실에서 열심히 게임에 열중해있는 딸아이에게 엄마 머리자르면
어떨까 하고 물어보았다.
무슨 대답을 바란것은 아니지만 딸아이는 눈길 한번주지않고
"엄마 맘대로해" 한다.
그러면 그렇지 내가 너한테 무슨대답을 바라겠어....
그래도 한번"요새 피아노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황인영 같은 스타일
어때?" 딸 아이가 갑자기 막 웃는다.
"엄마 왜 그머리할려그래?"
"그냥... 길이도 적당하고 머리끝이 조금씩층이지니까 머리도 볼륨감
있겠잖아"
"글쎄!... 엄마 맘대로해봐"
얼른 머리를 감고 친구를 불러서 동네 미장원으로 갔다.
미용사 아가씨가 "머리 하시려구요" 했다
"녜" 저...기 혹시 황인영 머리 보셨어요 그런 스타일로 하고
싶은...." 이말을 하면 얼굴이 갑짜기 확 달아오름을 느낀다.
내가 나랑 너무 안어울리는 사람을 가져다댄걸까...
미용사 아가씨는 "글쎄요! 머리자르고는 그탤런트못봤는데요" 한다
나는 "그래요 그럼 머리가 너무 달라붙어서요 그냥 볼륨감있게
해주세요 퍼머는 롤스트레이트로요" 그래 미용사 한테 맡겨보자
전문가니까... 기대속에 3시간후 머리가 완성되었다.
생각보다 좀짧긴 했지만 그래도 목에 느껴지는 머리의 감촉이
좋았다.
저녁에 모임이 있어서 저녁준비를 부지런히 하고 모임에 나갔다.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 기대반 걱정반을 하면서...
그들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모두 좋은말만해주었다.
젊어보인다. 산뜻하다. 생기있어 보인다.
그냥 인사치레의 말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날저녁 난 진짜 내가 한오년
은 젊어진 기분이었다.
이래서 여자란.... 그런 소릴듣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