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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서는 봄과...일상(1)


BY 들꽃편지 2001-03-03

3월이라는 숫자만 보아도 내 마음이 마구마구 설레인다.
창가에 들어오는 햇볕의 양도 달라진듯하구,
거울속에 있는 내 얼굴도 좁쌀알만큼 희어진 것 같구...
3월,봄,새싹,연두,산수유꽃...이런 예쁜 소식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기대감 또는 설레임이 있는 3월.

어제 낮.
막내 아이와 손을 잡고 길을 나섰다.
충치가 생겨 치과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뜰안에 새싹들이 옹기종기 모여나고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가던길은 멈추고 뜰안을 보았다.
"새싹이 많이 나왔지?"
"봄이 됐구나. 엄마 난 봄이 제일 좋아요."
" 엄마도 그런데..."
아이가 봄을 제일 좋아하는 줄 어제 처음 알았다.
다시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가는데,
"나 혼자 걸어가면 추운데 엄마랑 걸어가니까 따뜻해요.
누나랑 걸어가면 시원하구요.아빠랑 가면 더워요."
아빠랑 가면 왜 더우냐고 물었더니 "차 안은 덥잖아요"한다.
아빠랑 손 잡고 걸은 기억은 별로 없고,
차타고 다니적이 많아서 그렇단다.

치과에 아이 혼자면 누워 놓고 난 다시 길을 나섰다.
지금은 초2학년인 막내 아이는 7살때부터 혼자서 지내야만 했다.
지금은 자유롭고 여유있게 한복집을 다니지만
맨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땐 화실로 매일 출퇴근을 했기 때문에
유치원을 갔다오면 내가 퇴근해서 올 때까지 혼자 있었다.
7살 때부터 알아서 유치원 갔다오고 이때부터 병원도 혼자 다녔다.
간식 찾아먹고,숙제도 하고,ty도 보고,놀이터 나가서 놀고...
밤8시까지는 잘 참고 있다가도 이 시간이 넘어 버리면
정확하게 전화를 한다.
"엄마 언제 오세요?" 그래도 안오면
"엄마 나 무서워요."울면서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아이 혼자 두고 화실 다녔던 기억.
지난일이지만 지금도 마음이 쓰리고 아리다.

퇴근 후 집앞 상가에서 막내아이를 불러 냈다.
머리를 깍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용실에 아이 혼자 또 앉혀 놓고 집으로 들어 왔다.
저녁을 해서 큰 아이 학원에 보내야 하기에...
막내 아이는 무엇이든 혼자서 하는데
큰아이는(중3) 혼자서는 밥도 굶고 학원 가니까 챙겨줘야 한다.
막내보면 대견해서 흐뭇하데
큰아이보면 답답해서 인상을 쓴다.

3월하면...샛노란 추억이 있다.
산수유꽃 추억.
매화 다음으로 피는 꽃이 아마도 산수유꽃일거다.
전남 구례에 산수유꽃 마을이 있다.
햇살처럼 부서지고,부채살처럼 펼쳐지는 꽃.
까만 돌담과 논두렁가에 고목이 된 산수유나무.
까만 염소들의 매애애~~ 소리가 메아리 되어 들린다.
늙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지...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리면 가까운 현실부터 잊어버리고
먼 추억만을 기억한다지...
가슴 저미던 아픔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였어. 그러지...
눈물을 말리려 하늘을 보았던 슬픔도
세월이 흐르면 추억이라 이름짓지...

3월은...
추억의 시작이고,
계절의 시작이고,
새학기의 시작이고,
새계획의 시작이다.
다음주부터는 포크아트를 시작하기로 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