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 있어야 할 게 없었던 나는 너무도 황당했다.
첫애를 낳고 벌써 5년! 그동안 아이와 신랑에게 모든것을 바쳐
나를 버렸던 나는 앞으로 5년만을 외치며 이를 악물고 참아 왔기에
피임은 절대적 이었다. 이번에도 완벽했는데 어디서 실수 한걸까?
아무튼 일은 벌어졌고 다시금 아이가 클때까지 내 인생에서 5년을
더 바쳐야 한다는 사실에 현실은 내게 지옥처럼 다가왔다.
그 때문에 나는 매일매일 배속에서 이제 막 생겨난 내 아이에게
원망과 질책을 거듭했다.
허나 남편은 달랐다. 입을 귀에 걸어도 좋을만큼 벌어져 다니는건
기본이고 너무도 좋아서 어쩔수 없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저리도 좋을꼬 나는 미칠것 같은데...
남편까지 싸잡아 미워하기 시작한 나와 매일매일을 흥얼거리며
남에게 자랑못해 안달하며 내 배속에 아기에게 무한한 기대를 하는
그의 싸움은 한달간 계속되었다. 하지만 모두 나의 패배!
기쁨으로 가득한 남편의 아량은 너무도 넓었기에 나의 짜증은 모두
투정부리는 아이의 응석쯤으로 묻혀버렸다.
그러나 내가 벌을 받은 것일까?
그이와 첫아이가 둘이서 지어주었던 그이름 신형이...
그아이가 일주일전 나의곁을 떠났다. 유산이었다.
그리도 미워했건만 왜이리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인가?
엄마의 질책에 채 한달도 못있다가 가버린 나의사랑하는 아이에게
난 너무도 나쁜 엄마였던 것이다.
차가운 병원 수술대에 누워 그아이가 내 몸속에서 빠져나가는 동안
에도 난 마취되었다는 이유로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
내리 이틀을 운 후에야 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바보인가를 깨달았다. 그런데도 남편은 이 바보같은 아내를
위로해 주었다. 그리도 좋아했는데... 그리도 기뻐했는데...
오히려 위로받을 사람은 자기임에도 그가 내게 준 것은 사랑이었다.
일주일 동안 나를 사랑으로 감싸준 그때문에 나는 이제사 아이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용서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생명은 언제나 소중한 축복입니다.
그대들이 지금 너무도 힘들지라도 그 사실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