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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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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癌)이라는 병이 주사 한대로 사라지는 날을 기대하며 --


BY 행우니 2002-01-10

작년 동생을 병으로 떠나보낸후 우리 식구는 모두가 건강 염려증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충격이 컸다.
그도 그럴것이 나이 이제 서른 한살에 그리도 건강하던 녀석이 병이라는것을 안 후 10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으니 말이다.

누나인 나도 동생의 병이 발병한 이후부터 줄곧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하다보니 반은 의사가 다 되었다.
근데 동생이 떠난 이후 슬픔을 정리하기도 전에 긴장이 풀린탓인지 어깨가 무너져 내릴듯이 아팠다.
그래서 매일 같이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았지만 별 차도가 없던 중 이번에는 가슴부터 배쪽으로 자꾸 통증이 조금씩 오는 것이었다.

위 내시경 검사라도 받으러 가볼까 하다가도 설마하니....무슨 일이야
그리고 내시경을 하기는 정말 싫어서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복병은 다른데 숨어 있었다.

낮에 올케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뜬금없이 한다는 말이 "아버님 허리 싸이즈가 어떻게 되요?"
하는 것이다. "허리 싸이즈는 왜?"했더니
"아무래도 아버님 생신때 못 가게 될 것 같아서 옷이나 한벌사서 보내드릴까하고요." 하는 것이다.
"올케 우리 금요일에 가기로 했었잖아. 무슨 일 있어?"
"네. 몸이 아파서요." 한다.
"응. 그래."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아니 어디가 얼마나 아프길래 못 간다는 건지 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모른척 했다.

근데 저녁때 여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니 소식 들었어?" "무슨 소식?"
"올케언니가 속이 아파서 내과에 갔는데 위 조영술인가 뭔가를 했는데
보호자 데리고 오라고 그랬대. 근데 아무래도 암 같다는 거야."
"어머 어떡하니. 얼마나 됐대?" 그건 나도 모르고 내일 보호자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오빠는 무섭다고 나보고 갔다 오래."
"어머 어머 뭐 그런 놈이 다 있다니. 아니 지 마누라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데 겁 난다고 동생한테 미루는 게 어디있니. 나쁜자식 같으니라고."

다음날 내과에 간 동생은 다행히 위암초기이고 빨리 대학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으면 괜찮을 거라며 위로를 했다.
한번 놀란 가슴이라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머 올케가 혹시 잘못 되기라도 하면 남동생은 어떻게 하고 8살, 5살된 애들은 또 어떡하나 싶은게 앞날이 캄캄했다.

복도를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앙상한 가지에 파아란 하늘이 보였다.
어머 세상에 인생살이가 어쩌면 저렇게 파아란 하늘이 아니고 매일같이 먹구름장 속일까....
"오 하느님. 부처님. 성모마리아님. 공자님. 엄마. 할머니. 누구라도 도와주세요. 아직 올케는 안돼요. 할 일이 너무 많아요.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멘."나는 아무 종교나 들먹거리며 아주 간절히 두손을 합장한채 기도를 했다.


나도 겁이 나서 그날로 바로 가 위 내시경 검사를 했다.
요즘은 수면 내시경이 생겨서 마취주사를 놓는지 잠결에 하니까 이물감이 조금 느껴지기는 했지만 모르는 상태에서 검사가 끝이 났다.

이틀뒤인 오늘 가서 검사한 결과를 보니 위에 염증이 좀 많이 생겼다며 약을 4일정도 먹고 지켜보자고 했다.
이만하길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하며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올케는 중앙병원에 가서 수속을 밟고 위 내시경을 하고 22일 초음파 예약을 하고 왔다며 전화가 왔다.

제발 동네의원의 내과 의사가 오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서 癌이라는 병이 주사 한대로 예방이 되는 그런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지금도 병으로 투병중인 여러분 모두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신 여러분 복 많이 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