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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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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갸~~ 끝말잇기 함 해볼래~~


BY 분홍강 2002-01-04

저녁시간에 남편이 전화를 했다.
오늘 저녁 회식하고 간다고....

결혼 몇년차가 되면 남편 회식하는거 겉으로야 퉁하면서도
은근히 반갑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니더냐.

밥 안챙겨도 되고 조금 늦은 귀가에
남편 자신도 미안한 마음에 더 나긋나긋해지는 것이 이치이니까...

생전 뭐를 먼저 사오거나 하는 일과는 거리가 먼 남편이지만
뭐 좀 사오라고 하면 재깍 재깍 사오기는 잘하는 남편...

집에 도착할 시간 즈음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맥주 몇병 사오라고 하니 안주까지 곁들여
준비해서 들어왔다.

맥주 몇병과 푸짐한 안주까지 준비하는
남편을 두고 나는 하던 일을 마무리 짖느라 분주하다.

남편과 집에서 마시는 술 몇잔은
밖에서 마시는 술처럼 설레이고 붕 떠 있는 기분을
제공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가끔씩 우리 부부는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만들곤한다.

다른 사람과 마시는 술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어 좀체로 취하지 않는데
남편과 마시는 술은 한잔만 들어가도
벌써 표정이 헬렐레 해지는게
내가 취해도 편안한 사람 이라는 무의식의 표상이 아닐까...

같이 술 한잔하며 장난끼가 발동한 내가 색 다른 제의를 했다.
"쟈갸~~우리 게임 한번할까..?"
"게임은 무슨....?"
"우리 끝말에 '지'자로 끝나는 끝말 잇기 함 해보자~~~."
ㅋㅋㅋㅋ
"내기에서 지는 사람 십만원 내기....어때..?"
"..........좋아.~~!"

"구럼 내가 먼저 한다....기관지."

"장단지"

"목아지"

"허벅지"

"손목아지"

"발목아지.............더 이상은 없겠지...흐흐흐"

울 남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글치만 내가 여기서 패할소냐.

"음~~~........배때지..."


울 남편
벌러덩~~.............그리곤 묵묵부답.........
분명히 할 말이 있을지언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다.

"하하하 자기 더이상 생각 안나지...
내가 이겼어 얼릉 십만원 내시지요..."
".............."

왜 그래 자기도 동의해 놓구...흐흐.."

순진한 냄푠 꼬셔서 십만원 번 여자
넘 심했나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