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습에서 온 여자의 행복
행복이란게 이런건가!
정말 작은것에서 여자는 행복을 느낀다는게 맞는말인가보다.
언제가 "뒤집힌 양말"이란 제목 아래 남편의 악습을
이야기 한적이 있다. 결혼 생활 10년이 되어가는데도
내가 그렇게 글 올린걸 알면서도 지금까지도 그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걸 보면 고치지 못할 고질병인지 모르겠다.
나또한 한가지 고치지 못하는 습관이 하나 있다.
머리를 감고 나면 긴머리이기에 꼭 하수구 구멍에
머리카락에 꼭 끼어서 하수구 구멍을 막곤한다.
머리를 감고 나면 뒷처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나오면 좋으련만
그냥 수건으로 닦고 그냥 나와 버린다.
나중에 욕실에 다시 들어가서 보이면 정리하곤하는데
남편에게 꼭 그 머리카락을 들켜서 혼이 나곤한다.
둘다 피장 파장이라고 남편은 뒤집힌 양말을
난 하수구 구멍에 머리카락을 왜그리 고치지 못하는건지
어젯밤에 머리를 감고 나서 또 잊어 버리고는
머리를 말리면서 앉아 있는 나를 화가난 목소리로
부르는 소리가 나서 아차 하는 마음에 "알았어 얼른 치울께"
하고는 불이나케 욕실로 들어갔는데 하수구 구멍에
있어야할 머리카락은 온데 간데 없고 뿌옇게 흐려진
욕실 거울에 이런 글씨가 날 반겨주었다.
" 울프야! 사랑한다 "
쿠쿠 하하 호호 하면서 그냥 웃음이 나왔지만
내가슴엔 작은 행복함이 날 수줍게 만들어 주었다.
그넘~~의 사랑이 뭔지 ....사랑이란 말 표현도 못하는
내남자의 사랑표현이 너무도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과 사건들의 연속속에서 살아가겠지만
아마 어젯밤의 일을 난 내가슴에 오랫동안 묻어두면서
살아갈것만 같다. 여자의 행복이 이런 작은 일에서
온다는걸 새삼 느껴보았던 하루로 남을듯하다.
2001년 2월 22일 목요일
지리산 아낙네 베오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