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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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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부부 31 ( 화려한 외출 )


BY 올리비아 2001-12-24

"엄마~우리 남문 안갈래?"
모처럼 큰딸이 함께 쇼핑을 가자한다.

이곳에 이사온지 일년이 넘도록
난 사실 이곳 지리도 잘 모른다.
그저 살고있는 주변 백화점과 할인매장만 다닐뿐..

아직도 서울과 전에 살던 분당이 익숙한지라
남푠 쉬는 날이면 늘 그곳으로 다니곤 하였다.

낯선 곳으로의 쇼핑..
영~ 내키진 않았지만 그래도 중학생인
큰 아이는 친구들끼리도 자주 가던 곳이었기에..
난 그렇게 딸아이만 믿고는 길을 나섰다.

우리 둘은 의기양양하게 버스를 타고
남문에 도착해서는 햄버거도 사먹고..

재래 시장같은 그 곳을 우린
흥미롭게 기웃 기웃거리며 쇼핑을 즐겼다..

그 추운날에도 불구하고 우린 뻔데기도
사먹어 가면서 딸아이의 치마와 머리띠도 사고..

그렇게 시장을 몇바퀴 돌던 우리 딸..
자기가 찾는 곳이 있다면서 자꾸만
여기저기로 뱅뱅 돌고 또 돌고..@@

가던 곳 또 나오고.. 가던곳 또 나오고..

"얌마..너 도대체 어디를 가는건데 자꾸 온데 또와~"
"어.. 이상하다..분명 여기.. 어딘데.."
"혹시 너가 찾는곳 저기 ****아니냐?"
"어!!마따!! 저기있따!!..^^"
"우쉬..어휴~~증말루....- -"

어쩜 저리도 길을 못 찾는지원..
친구들과 이곳을 허구헌날 왔다면서
길도 못찾고 헤메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마치 꼭..성전환(?)한 길치 남푠을 보는듯 하였다..

으이그..증말 닮을게 없을래니까원...
(아~ 유전자의 끈질긴 창작 예술품이여...쩝..)

에구..또 딸아이가 나를 어디론가 잡아끈다..

"얌마~~ 거긴 아까 갔었던 길이잖암마~~"
"어??..구렇구나..ㅋㅋㅋ"
(우쉬..죠녀석 혹시 전생이...다람쥐..아녀??)

@@@@ 미텨내가..
그러며 우린 씩씩거리다가는..또 킥킥데고 웃고..
그러다 스티커 사진 찍을땐 서로 다정하게 이쁜척하며..찰칵#

그렇게 쇼핑을 하던중..
어느덧 짧은해가 벌써 지기 시작하자
우린 집으로 가기위해서 난 또 딸아이를
따라서 버스 정류장으로 향 했다..

"여기서 타면 집에 가니?"
"웅..3번 타면 가~~^^"
불안한 마음에 딸에게 확인차 물어보곤 서있는데..

"엄마.. 우리 저기 가서 타자~"
"엥? 어디로.. 걍 여기서 타지~"

난 자리에 앉아 가려고 한정거장 걷는줄 알고
버티다가 걍 따라 걸었다..그렇게 한참을 걷더만..

"어?? 이상하네..여기.. 아닌것 같은데??.."
"모야~ 너~~ 얌마..모르면 아까 거기서 탐마.."♨
(우쉬..이자쉭이 증말..)

글치 않아도 사십 문턱에서 숨 벅차 죽겠고만..-.-;;

그러며 우린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와서는
잽싸게 버스에 올라타자...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장난 아니게 많다..

"휴~~내 이런차는 엄마 학교 다닐때 타보고 첨 인것같다.."
"웅 나두.."

그러며 한참을 서서 가자 사람들이 썰물처럼
밀려나가길래 우리둘은 아주 기쁜 마음으로 서로
잽싸게 앞뒤 자리에 흐뭇하게 앉아 있는데..

어째.. 좀 분위기가 썰~렁하니...참 이상타..
왠지 종점.. 분위기가 물씬~ 풍기네..

그러고보니.. 여긴 또 어디래~~

"야~ 수린아~ 분명 이 버스 집에 가는거 맞냐?"
"웅..분명히 집에 가는거 맞어!!" (←의기양양..호언장담)

흑흑..구려.. 분명히..
집에 가는거....맞았다..

문제는..그게 좀..한~~~~참 걸려서 그이 문제쥐..흑흑..

그렇게나 한~참을 어지럽게 가다 가다보니..
세상에나~ 세상에나.. 좀 전에 우리가 탔었던..

바로 그곳..
그 곳으로 다시.. 되돌아 오는게 아닌가..

1시간만에 다시 되돌아온 그곳.....엉엉~~
(나 이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ㅠ.ㅠ;;

어흐흑..
내래 그때.. 화딱지 나서리 미텨 죽는줄 알았당..

세상에나 30분이면 집에 올 곳을..
1시간 30분이나 기사아저씨 벗삼아
그 만원 버스안에서 쌩~몸부림을 치고 돌아 왔으니...

흑흑~~
그리구 참..님들이여..

내래.. 말.. 안했지여?..
내가..거 버스 멀미를 엄청시리 한다는거..ㅠ.ㅠ;;

가도가도 별 이상한 곳이 다 나오자..
난 이젠 딸아이에게 묻는걸 포기하고 알아보니
세상에나 건너가서 타야 될 것을 내래 거기가..
종점인줄 알고.. 딸애 말만 믿고.. 걍 타버렸으니..

흐미..@@
그때부터 난 서서히
차 멀미가 나기 시작하면서..

앞자리 등받이에 머리를 쥐틀어 박고는
뒤에 앉은 딸애한테 화 낼 기운도 다 잃고..

그 추운날 내래 창문을 열었다 닫었다..
그렇게 쌩 식은땀 흘리며 샛노래진 얼굴로
병든 닭마냥 웅크리고 앉아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중.. 문득 녀석이 넘 괘씸한 생각에
내래 고개 돌릴 힘도 없었지만서두 그래두..

내 몰골을 보고 니도 좀 죄의식이나마
느껴보라는 의미루다가 내래 갖은 측은한 표정을

다 짓고는.. 뒤를 힘겹게..아주 힘겹게..

슬로우 모션으로.. 스르르... 뒤 돌아보니..허걱@@@

(에구구..야~ 이눔아...니.니..지금..자..냐??....어흑흑..ㅜ.ㅜ;)

누군 멀미가 나서 죽을 지경인데 니는 세상모르고 졸고 있다니..
흑흑...내 저눔의 길치 딸 땀시 증말루 몬 살겠다마..

나의 그 샛노래진 얼굴을 딸에게 보여 주려고
그 어지러움 감수하며 힘겹게 뒤를 돌아다 보았건만..

@@@..졸..고 있다고라~~으흐흐...

(나의 그때 그 표정.. 님들도 봤어야 되는긴데..쩝..
아마 적어두 베스트 포토상 감인기라......ㅠ.ㅠ)

너 임마야.. 있다가.. 집에가서..두..고..보자~~ 뽀드득~ ♨

그렇게 분을 삭이며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갑자기 그때 마침.. 버스 안내 방송에서
심금을 울리는 멘트가 흘러 나오는게 아닌가..

요즘은 버스에서 다음 정거장 방송이 나오면서
중간중간에 선전이나 무슨 안내멘트도 읽어주더만..

그런데 난 그 방송을 듣고는 더 이상..
딸아이에게 아무말도...할수가 없을 것..같았다....-.-;
.
.
.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행복과 불행을 맞히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서
행복해 질수도...불행해 질수도 있는 것 입니다...
모모 천주교에서 전해 드립니다..........

허거걱@@@..
.
.
.
끙....-_-;;


^0^ 하하하..하이고마..구래구래..^^

딸아~~뭐 살다보면 실수도 할수 있는거쥐~..
사람이 말이다.. 너무 거 완벽해도 못쓰는거거덩....

니도..거 하루종일 그렇게 뱅뱅 헤메고
다니느라 을매~~나 피곤하겠누..ㅉㅉㅉ

나야뭐..시간도 많은데 걍~ 멀미나 하고 가쥐뭐...(흑흑 ㅜ.ㅜ;;)

..어여 더 자거라...고개 조심하구..
집에 올때쯤엔 내가 살포시 깨워줄텡께...

내래 이 정도 멀미?.. 하하하..우습따~~

나는야 조선의 국모...
아니.. 우리집안의 국모가 아니더냐..우하하하...^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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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흑흑흑..오우~~쮸여~~~하필이면.. 그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