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첫째딸이 시집갈 나이가 되었다.
동네에 잘생기고 착한 민경덕이라는 총각을 근식은 마음먹고 있었다. 성당에도 다니고 성실한 청년이였다.(중년연기자 박근형씨 닮음)
말분및 식구들이 모두 마음에 들어했다.
첫째딸 경애은 왠지 경덕이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성당다니는 동생 분기(둘째딸)에게 시켜서 경덕에게 집에서 청혼이 가면 거절해달라고 해라고 시켰지만 분기는 경덕이 마음에 들었기에 언니의 말을 듣지않고 언니도 경덕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경덕과 경애는 결혼을 하였다.
집안형편이 점점 어려워진 가운데 대구에 사는 친척이 분기를 양녀로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잘사는 집이였기에 말분은 분기가 맛있는것을 많이 먹겠구나 생각하고 집에 입이하나 줄면 형편이 풀리겠지 생각하고 망설이지 않고 보냈다.
하지만 분기는 양딸로 간게 아니였다.
이제 나이 10살 밖에 안된 분기에게 양부모는 식모처럼 대했다.
가게를 하기때문에 집을 비울수가 없어서 학교도 보내지 않았다.
집에서 청소 빨래 밥등을 시키며 구박을 하였다.
분기는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집에서는 따뜻한밥 먹고 잘 지내는줄로만 알았던 분기가 이런대접을 받았다는걸 알고는 말분은 당장가서 분기를 데리고 왔다.
온가족은 엉엉 울었다.
아무리 못살아도 다시는 자식을 남의집에 보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시집간 경애는 첫째딸을 낳았다.
귀여움을 한몸에 받고 자랐다.
그리고는 경애는 다시 임신을 하였다.
그와중에 또 말분마저 임신을 한것이다.
집에서는 모두 난리가 났다. 나이 40이 넘어 아기가 생겼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모두들 아기를 지우라고 했다.
하지만 말분은 그럴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분명히 아들이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였다. 욕심이 생겼다. 태몽도 그렇고 배모양도 그렇고 아들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동네에서 난리가 났다. 딸과 엄마가 같이 임신을 했으니 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경애는 태몽을 꿨는데 상당히 기분이 이상했다.
꿈속에서 큰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를 낳는 꿈이였다. 그런데 이상한건 새끼돼지를 두마리 낳고선 어미돼지가 죽는것이였다.
얼마후 말분이 먼저 진통이 왔다.
9명이나 자식을 낳았지만 이번처럼 아기가 나오지 않는 경우는 없었다. 난리가 났다.
근식은 의사를 부르러 가고 집에서는 온통 초긴장상태였다.
진통이 온지 6시간후 아주 통통한 아기가 태어났다.
그런데 철떡같이 믿었던 아들이 아니라 또 딸이였다.
말분은 눈물이 저절로 났다. 근식은 뒷간에가서 혼자 울었다.
하지만 말분앞에서는 섭섭함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이번에는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분기에게 미역국을 끓이라고 하고 술을 마시러 갔다.
그렇게 고생해서 나은 아기가 바로 나다.
그러고 한달뒤 경애에게서도 진통이 왔다.
아기는 쉽게 낳았다. 아들이다. 집에서는 경사가 났다.
엄마 닮아서 딸만 나을까봐 걱정했는데 한시름 놓았다.
경애보다는 말분이 더 좋아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경애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열이 쉽게 내리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간 고생하다 결국 원인불명의 병으로 경애는 자식둘과 남편을 남겨둔채 하늘로 갔다.
얼마후 경덕의 집에서는 자식들을 키워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새엄마가 들어왔다.
그러나 새엄마는 경애의 딸 민정을 엄청 싫어했다.
사람들 앞에선 이뻐하는척 안아주고 아무도 없을땐 꼬집고 때려주곤했다. 그러다 새엄마가 아기를 낳았다. 아들이였다.
하지만 동네사람들은 아기보다 민정을 더 이뻐하고 좋아하니 샘을 내서 민정을 너무 괴롭혔다.
그래서 보다못해 말분은 결국 새엄마를 보냈다. 아기를 남겨둔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