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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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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술은 좋은 사람과


BY 얀~ 2001-12-06

좋은 술은 좋은 사람과(2001/12/5)

여동생이 결혼한다. 결혼 준비에 바쁜 동생을 보며, 손놓고 있는 내가 좀 야속하겠지만 둘이 나가야 할 길, 그냥 흘린다.

어떤 이는,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치장해서 결혼을 하고
어떤 이는, 둘이서 썰렁하게 준비해서 결혼을 하고
시작은 틀리지만 살다보면 닮아가기 마련이다. 살아가는 과정은 다르지 않으니...

같은 어머니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도 성격이나 취향이 달라 어디에 관점을 두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대화하며 웃는다.
동생이 말하는 예쁘고 아름다운 숟가락부터 모든 것을 꾸미고 싶은 심정은 알지만, 내가 보기에 살면서 준비해도 괜찮다는 생각인데
동생이 조언으로 들은 말들은 10년전 내가 들었던 말들과 같다. 처음이니 좋은 걸로 하라고 나중엔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싶다.
하지만, 내가 살았던 생활에 꾸밈이란 건 질적인 향상은 있었지만 정작 실전에는 이사 한번 다닐 때마다 흠이 생기고 안타깝지 않았던가.

결혼 앞두고 고모님이 부르셨다. 밥을 먹으며 선배로서의 경험담을 들었다. 고모의 말을 들으며 성공이란 생각을 해봤다. 합당한 부분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이들 옷은 물려 입는 것, 집을 사기전 부피 늘리지 않기 대충 이런 거였다.

결혼의 시작은 조촐했지만, 3년 6개월만에 31평 아파트를 분양 받았고, 지금의 단독 주택은 그 덕분에 6년 만에 구입하게 되었다. 이젠 소소한 꾸밈이 즐겁다. 적기에 딸아이의 책상을 구입하여, 나무의 향기를 맡으며 책을 읽는다. 거실에 오디오를 내 작업 공간에 옮기고 거실장을 구입하며 청소하고 정리하면서 즐긴다.

아직 직장인인 여동생이 홈쇼핑을 통해 주문한 수저와 제품들이 온다. 난 사인을 한다. 필요한 것이니 구입하겠지 싶다. 젊은 취향이니 구시대적인 말은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콩알콩알 말들이 터지는 거 보니 어쩔 수 없나보다.

윈저란 술이 생겼다. 남편 친구부부에게 안양에서 처제가 내려오면 하자고 말했는데, 전화가 왔다. 모임이 있어 갔던 남편이 들어와 술 한병 들고, 늦은 밤까지 친구부부와 처제와 술을 나눴다. 술을 마시며 생각은 삶의 목표가 어디에 있는가하는 거였다.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불행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살다보면 보너스처럼 즐거울 때가 있다. 그럼 마구 행복하게 들떠 웃는다. 그럼 더 행복할 것이란 생각으로...

살다보면 정석은 없어,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