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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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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무거워서 어찌 옮겼나....


BY 설담 2001-11-26

말한번 잘못한 죄로 우리 남푠 요 얘기 나옴 꼬리 내린다.
그러니까 16년전이구마 벌써...
큰애를 낳고 여유있게 둘째를 갖었는데 울 남푠 아그는 하나로 족하
다며 고만 낳자고 했다. (첫애때 딸도 못낳나? 하던 남푠이다.)
난 이번엔 확실히 딸이다 하며 낳자고 했다.

큰애때 12시간 진통끝에 제왕절개를 했기에 이번엔 날짜 정해서
여유있게 병원에를 갔다. 둘째에라 수술실 들어갈때도 무섭지 않았고
"딸입니다." 하는 의사 목소리에 "그럼 그렇지" 다소 여유도 있었다.
마취에서 깨어나 아기를 데려다 놨는데 "옴마나 내아그가 맞소?"
새까맣고 너무 못생겼다. 큰 애는 뱃속서 백일잔치하고 나온 놈
처럼 하얗고 너무도 잘생겨서 병원서 인사 받느라고 바빴는디..
야가 누굴 닮았을꼬??? 그래도 내새끼, 예쁜 딸. 딸이 중요한거다.
확실한 내 편, 내 소중한 딸이다. (요건 증명 됐다. 지금 당장)

근데 사건은 엉뚱한데서 일어났다.
입원실에서 수술후 이삼일간은 꼼작도 못하고 누워있던터라
씻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아서 간신히 움직일수 있게 되자마자
화장실부터 가서 온수로 머리를 감고 소변이 마려운듯해서
변기에 앉았는데 고만 "엄마---"하더니 내가 뒤로 넘어가더란다.
우리 친정엄마 내얼굴을 보더니 하얗게 변해가는데 무서워서
간호원을 부르고 의사가 뛰어오고 난리가 난거다.
수술후 쇼크가 온줄알고 세명이 들어서 나를 병실바닥에
눕히고 인공호흡을하고 뺨을 때리고 혼비백산했는갑다.

간신히 의식이 돌아와서 침대로 옮겨졌는데 어찌나 춥고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떠는지...(링겔액이 비오듯 몸으로 들어가고있었다.)
한고비 넘기고 의사 허락없이 머리감은 죄로 혼이나고 우리 엄마는
막내딸 어찌되는줄 알고 월매나 놀라셨던지 후둘거리고 계신데,
우리남푠 그때 마침 퇴근해 돌아와 장모님한테 자초지종을 듣더만
한다는 말좀보소...

"흐흐, 어떻게 들구 나왔데요."
말인즉슨,
화장실에서 그 육중한 몸을 어찌 들었느냐 요말이다.
장모님 말 곱게 나가겠는가. "이런, 자네 미쳤나?"
울 엄마 섭섭해서 사위 얼굴한번 곱게 안보시구 가셨다.
좌우지간 집에서 새는 쪽박 밖에서두 새지..
되두 않는 농담이랍시구 아무때나 써먹더만 마누라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지경에 그 멘트가 거기서 왜나왔을까?
저걸 서방이라구 믿구 계속 살어말어? 참말로 기가 막혀서.

지는 장모님이 너무 놀라신것 같아 재밌으라구 했단다.
어?든 그이후로 꼼작없이 중죄인이 돼서 처갓집가면 설설긴다.
내앞에선 말할것두 없쥐...
애고 난 예쁜 딸은 얻었는데 찬 대리석 바닥에 수술 삼일만에
누워 심장맛사지 받는라 온몸에 바람이 들어 벌써 등이 시리다.

우리 딸이 이멤을 알아 주니까 그래도 행복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