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늘은 음력으루 울 아들 생일이죠.
시어른께선 하나 밖에 없는 손자라고 끔뻑 넘어가구요.
요즘은 양력으루 생일을 챙기니까 음력 생일이 되었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건만, 에미된 사람은 오곡밥을 보니 새삼 생각이 나네요.
7년전, 어젯밤!
남편이 시댁에서 갖고 온(시엄니 작품)오곡밥과 나물을 잘 먹고,
밤 9시경, tv를 보다가,
갑자기 터져버린 양수 땜에 암 생각없이 산부인과에 갔다가
일주일만에 집에 돌아왔지요.
야간 당당 의사는 늘 진찰하던 낯익은 의사가 아니어서 놀랐고,
챠트를 보더니 절더러 양수과다라나? 뭐라나? 그래서 놀랐죠.
환자복 갈아입고 애를 낳아보겠다고 침상에 누웠는데,
양수는 줄줄 다 흐르고, 진통은 눈꼽만치도 없고,
또 애는 뱃속에서 꼼짝을 않고 있으니...
밤을 꼴딱 새고, 간호사들이 교대를 한 다음에도
애는 잠잠~ 진통도 잠잠~
양수도 거의 빠진 상태에서 더 이상 그대로 있으면 애가 위험하
다고 해서, 입원한지 17시간만에 제왕을 했네요.
으~~~
지금 생각해도 수술실은 무섭고 춥고 음산하고 으스스 떨리는
느낌이라니까요.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
요즘은 진통제를 손목에 차고 있을 수가 있어서 산모가 언제든
지 진통을 견딜 수 있으나, 그 때만 해도 통증이 올 때 마다
간호사를 불러 진통 주사를 맞아야 했으니...
자꾸 간호사를 부르기도 미안하고...
수술 후, 개스(gas)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고,
또 젖몸살이란 것도 알게 되었지요.
링거병이 완전히 비기 전에 교체해야 하는 것도 알았고,
링거병이 너무 낮으면 혈액이 역류하는 것도 알았고...
산후 우울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퇴원해서 집에 돌아와서 남편과 제 옆자리에 차지하고 있는
작은 인간하나!
기분이 참 묘하더라구요.
저 쪼끄만 것이 열달 동안 내 뱃속에 들어있었나?
어떤 넘일까? 싶기도 하고...
몸은 고단하죠, 애는 툭하면 울죠. 잠은 오는데,
밤새 3-4번씩 깨서 우유병과 기저귀를 갈아주었던 녀석,
3살 때 종합병원에 일주일동안 입원했던 녀석,
지지리도 잘 체해서 열손가락을 따노라면 닭똥같은 눈물을 줄줄
흘렸던 녀석,
머리를 세번이나 깨먹어 엄마,아빠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던 녀석,
7년이 지난 요즘,
몸도 맘도 힘들어서 소홀했던 지난날이 후회스러워
아들에게 가끔 멜을 보냈더니,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는
지가 먼저 제게 안기러 오거나, 제게 뽀뽀를 하고,
제 어깨와 다리를 주무르는 착한 아들이 되어 있답니다.
늘 아들에게 미안한 엄마죠.
한창 대변가릴 시기에 제가 히스테리를 부려서 그런가요?
아직도 애가 대변보길 꺼린답니다. ㅠㅠ
늘 정서불안, 분리불안증세가 있는게 아닌지,
직딩과 엄마노릇을 나름대론 한다고 했는데,
아이는 늘 엄마의 정이 그리운가 봅니다.
아들의 8번째 음력 생일을 맞아,
부디 아이가 건강하고 밝게 자라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