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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아줌마의 비애


BY 떡볶이 아줌마 2001-11-01

참, 내 별 드런일로 장사를 못하게 되었다.
그것도 이틀씩이나.

사건의 시작은 이틀전,
한참 바쁜 시간에
때 빼고 광낸 아줌마 셋이 가게에 왔다.

"안녕하세요? 저희 학교 어머니회에서 나왔는데요."

어라. 이나라 초등학교 교육의 발전을 위해 공사다망하신 분들이
우짠이로 우리가게에.

"네, 안녕하세요. 뭐 드릴까요?"

"아뇨 그게 아니고 다른 일 때문에...."

다른일?
순간 긴장.
이놈의 학교 앞 장사라는게 말많고 탈 많은 지라
갑자기 걱정이 앞선다.

"다른게 아니고요. 우리가 학교에서 모레 바자회를 하는데
앞에 있는 떡볶이 수레 좀 빌릴까 하세요."

안심. 긴장해제.

"네. 그런데 저도 장사 때문에..."

"네 알죠, 그래서 임대료를 드릴려구요."

"아. 네 얼마나...,"

"이틀에 오만원 이면 될 것 같은데요"

쓰발. 누가 그진 줄 아나.
하루 매상이 얼만데...
그리고 작년에 아파트 부녀회에서 얼마주고 빌렸는지
다 아는데...
또 열받네
가격은 내가 정하는거지. 지들이 뭔데 이틀에 오만원이래.
그래로 참자. 좋게 애기해야지. 안그러면 장사 해먹기 어렵다.

"네. 그런데 저희 매상이 있어서요. 그가격에는 않되겠는데요."

"그럼 얼마나. 드려야죠.?"

"생각 좀 해볼께요. 저녁에 전화주실래요."

그러고 일단은 저녁에 애기 하기로 했다.

저녁에 전화가 왔고. 나는 하루에 칠만원의 임대료를 말했고
이번엔 그쪽에서 생각해 보겠다고 하곤 연락이 없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바자회날이다.

가게 문을 열고 막 장사 준비를 하려는데

안면이 있는 학교 선생님이 ?아온 것이다.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시죠?"

"다른게 아니고요. 오늘 학교에서 바자회를 하는데.
떡복이 장사를 이틀만 좀 쉬어주십사 하고요. 바자회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 할려고 하거든요. 협조 좀 해주십시오."

웬 고양이 문지방에 뭣 낀긴 소리?

갑자기, 뒷골이 땡기고 말이 안나온다.

박정희가 전두환이 노태우가 그리고 아프카니스탄에 빈 라덴의
신병을 요구하던 부시의 얼굴이 웃음을 짓고 있는 선생 얼굴위로
겹쳐진다.

쓰벌, 욕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른다.

아 그러나 참자.

박정희에게, 전두환에게, 노태우에게, 부시에게 욕하고 개기다,
다 어찌 되었는가?

피똥싸고, 똥물까지 토해내고, 급기야 비명횡사 하지 않았던가.

그래 참자, 울 엄마가 지는 놈이 이기는 거라고 항상 말씀하셨다.

아니다. 씨팔, 어린 우리 아들놈에게 비굴하게 사는 엄마로 남지 말자.

아니다. 어머니회와 선생을 적으로 돌리면 이 장사 땡이다.

아니다. 이건 폭력이다. 싸우자.

아! 어찌하리오, 오!오! 통재라!

밥처먹고 할 일없는 여편네들의 시간죽이기 놀이에, 그년들 똥구멍 슬슬 긁어 주고 단물 줏어 먹는 선상놈들때문에, 내 밥줄 이 장사를 쉬어야 한단 말인가?

아! 그러나 나는 끝네 비굴하고 말았다.
용서 하소서 선열들이여!
아! 잊지말자 이날을

먹고 살려면 참자.

아들아! 이 엄마를 이해해라.
이 세상에 힘없는 년은 잘 못 찍히면 그날로 골로 가는게 세상이란다.

그렌데 쓰발
왜 자꾸 그냥 오만원이라도 받을 걸 하는 생각이
가게문 닫는 나를 비참하게 하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