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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에 대하여


BY Suzy 2000-10-09


가치관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보니까 "가치관"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사전적 의미로는;
"인간이 자기를 포함한 세계나 그 속 의 어떤 대상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가지는 근본적 태도나 관점" 이라고 설명한다.

가치관을 정밀히 분석하자면 "가치론"이라는 철학 사상과 경제이론, 그리고 "가치기준"이라는 현실적인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운 학문적이고 전문적인 것은 난 잘 모른다.

무지한 내 소견으로는 그저 평범하게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나누어 볼 수 있으며,

물질적인 것으로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구분 할 수 있을 뿐이고,
정신적인 것으로는 도덕적인 것과 학문적인 것을 겨우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그것조차도 가끔은 혼란스러울 때가 많으니까.....
우선 내 주변에서 쉽게 피부로 느껴지는 내 자신의 가치관부터 돌아보고자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사람을 평가할 때 그가 갖은 차와 집을 들먹인다.

집은 주거의 개념을 넘어서 그 사람의 富의 척도가 되었고,
자동차는 필요의 有無를 떠나서 신분을 과시하는 도구가 되었다.

모두들 체면 무릅쓰고 호화로운 집과 고급 차를 갖으려 맨발로 뛴다.

그래서인지 우리 이웃들은 이사오면서 대부분 차를 새로 바꿨다.

"아줌마는 차 안 바꾸세요?" 이웃집 여자가 내게 물었다.
"왜 그래야 하는데.....?" 되물은 나도, 대답 없는 그녀도 모두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파트 내부도 뜯어고친다.
멀쩡한 도배부터 시작해서 바닥재, 싱크대, 문짝, 하다못해 화장실까지.....
(멋지게 실내장식 전문가에게 맡겨 취향에 맞게 하고 살면 좋지)

그러나 남에게 특별히 다르게 구분되기 위한 방편은 아닐까?

어찌 되었든 너무 아깝다, 너무 아까워 난 속이 상한다.

내 출신이 시골 사람이라 흙담집 앞마당에서 멍석 깔고 하늘을 보며 누웠을 때도 행복하기만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지금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가?
난 "가치관" 의 혼란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부분 富와 행복이 정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렇게 평가하는 것, 그렇게 단정짓는 것,

결혼을 흥정하고, 인격을 거래하고, 직위를 사고 팔고.....
순수는 바보와 통하고, 정직은 가난과, 의리는 미련함과, 정은 진부함과 짝짓는 단어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자고로 행복은 적은 것에 있다 했거늘 우리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가슴속에는 욕망이 머리 속에는 야망이 들끓고 있음을 감지한다.

그러나 착각하지 말지어다!
우리가 추구하는 "理想"이 어느 날 "虛想"으로 만져질 수 도 있는 것이니.....

흔들리지 않을 뿌리깊은 나무로 내 나름의 가치관을 다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