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 사천(진주)에 청암교회를 개척하고 개척예배를 드렸다. 우리교인들이 73명이 가서 예배에 참석했다.
나는 건강이 시원찮다고 기권했다.
부산서 손위 동서내외가 예배에 참석하셨다고 한다.
동서는 부산서 사천까지 경상도김치랑 추어탕을 만들어 갖고 오셨더란다. 지난번 추석때 두가지가 먹고싶다고 말했더니 귀담아 들으셨고 이번에 만날것을 기대하고 손수 만들어 포장을 단단히 해서 갖고 오신거다. 얼마나 가슴이 찡! 한지...
지난 추석에 인천서 꽃게장을 담가서 가져간다고 했더니 비행기안에서 냄새난다고 못가지고 가게 해서 기권했는데 다음엔 비상수단을 써서라도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괌에 우리교회 권사가 이민을 갔을때였다. 과일과 야채값이 금값인 괌에 김장김치를 담가서 가지고 갔었다. 그 권사의 부인이 친정엄마 보다도 자기들을 더 사랑한다면서 너무나 감격하던 것이 생각났다. 내겐 별것도 아닌데 왜 그리 감격하는가? 생각했었다.
오늘 내가 묘한 생각을 한거다. 김치! 얼마든지 담가 먹는게 아닌가? 추어탕! 요 근처에 어디서든지 잘하는 집에서 먹을 수 있는데...형님이 내 말한마디를 귀담아 들었다가 내 생각을 하고 담고 끓이고 포장하고! 어디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은 종종 뜨거운 감동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 같다. 형님에게 정말 잘 해야겠다는 철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깊은 마음의 충격을 경험했다.피도살도 안 섞인 동서에게서 친언니 같은 찡! 한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일상의 음식하나가 황금보다도 값진 사랑을 전해 줄 수 있다는 것!
추어탕! 과 부산김치! 잊을 수 없는 뜨거운 가슴을 여기 쏟아놓아본다. 김치를 나누어 먹어야 할 사람은 곁에 없었나? 새우젓 한사발을 갖다 주고싶은 사람은? 그동안 너무 건조하게 살았던 마음을 형님이 촉촉하게 적시워 주신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