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요즘 많이 힘들꺼란 막연한 짐작은 하지만 네가 어떤 기분일 지 내가 정말 이해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구나. 사는 건 왜 이다지도 내 맘대로 안되는 건지. 우리 삶이 뭐그리 욕심부리는 것도 없건만 항상 넘치는 것보단 부족한 것이 더 많은 삶이다. 우리네 삶. 용서를 구하기보다는 차라리 많은 것을 용서하고 살아야하는 삶. 언젠가는 복수하리라 이를 바득바득 갈다가도 문득 그들이 내 가족이기에 결국 내가 그들을 용서하고 말 것임을 알기에 우리는 스스로 가슴에 맺힌 그 피멍을 핥아내고 만다. 친구야. 네가 나보다 그렇게 많이 늙어버린 건. 네가 용서해야할 더 많은 사람들이 있어어가 아닐까. 네가 아끼고 보듬을 수 밖에 없는 가엾은 이 땅의 영혼이 더 많아서가 아닐까. 우린 누구나 보호받길 원한다. 이해받길 원하고 사랑받길 원한다. 늘 채워지지않는 그 목마름으로 한평생을 살아간다. 내 어떤 허물도 덮여지길 바라고, 내 어떤 실수도 용납되길 바라며 모두들 그렇게 살아간다. 하지만 친구야. 너와 내게 주어진 삶의 몫이 그런 목마름에 답하는 빗줄기가 되어야 한다면 그렇게 살기를 주저하지 말자. 난 비록 너처럼 많이 아파보지는 못했지만 , 많이 고뇌하지 못했지만, 너만큼 많이 울어보지 못했겠지만 내가 널 위해 쉴 어깨를 비워두는 것은 할 수 있으리... 내 사랑하는 친구야. 네 아버지를 용서하고 네 친모를 용서하고 키워주신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 남은 너의 몫이 아닐까.. 나 언제나 너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내 두 귀를 열어두고 네 흐느끼는 어깨를 감싸주기위해 두팔을 벌리고 있으마. 널 생각하면 늘 가슴이 아프다. 내가 네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네 곁에서 널 지켜보는 것 또한 다른이들의 몫이므로. 친구야. 너의 그 싸늘히 식어있는 두손에 내가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 까. 그날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