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마트 두 군데가 없어졌는데, 그 자리에 새로 마트가 생겨 그제부터 판촉 행사로 아주 북적였다.
어제 성당 모임에 갔더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분이 자기는 벌써 세 번이나 다녀왔다고 한다.
나도 성당 반 모임 끝나고 올라가는 길 일단 가서 대략 필요 한 것을 샀다
배달이 안 되니 한 번 장을 보고, 그때 본 알타리 석단이 눈에 밟혀서 결국 저녁에 또 나가 사 왔다.
밤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김치 담그기가 끝났다
역시 석단은 많다.
석단 세 단 세트가 만 원이었는데, 내게는 두 단 정도가 딱 좋다.
에휴, 그래도 또 그렇게 샀다.
여행 중인 남편이 돌아오면 알타리 담갔다고 하면 좋아할 것이다.
나는 그동안 오이만 스무 개 담가서 오이소박이만 계속 먹었다.
열 개 담가서 먹고, 다 먹으면 또 담가서 지금도 잘 먹고 있다.
예전 봄비님은 알타리 담그게 되면 석단 내지 다섯 단을 한번에 담근다고 했는데, 그건 정말 대단한 체력이다.
난 이번에 김장 때나 하던 걸 어제 혼자 하려니 꽤 힘들었다.
그때는 남편이 다듬는 걸 도와줬었는데, 이번엔 혼자 다 하려니 버거웠다.
확실히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딸아이 먹을 것도 매 끼니 챙기려다 보니 지치기도 한다.
조금씩 해서 두 번 먹이면 다행이고, 웬만하면 한 끼로 끝내고 다시 새로 하는 편이다.
먹거리 생각하니 친정 생각이 문득 문득 난다.
엄마도 누군가 이렇게 해줘야 하는데, 여동생은 절대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마음이 안 움직이니 몸도 안 움직이는 법이다.
애초에 마음이 ‘안 해’ ' 난 힘들어' '난 못해' 로 닫혀 있으니, 그건 어쩔 수 없다.
지금은 그런 기대도 안 한다.
엄마가 자기 먹을 걸 스스로 해 먹는 게 가장 낫다.
아버지와 코드가 맞는 여동생은 아버지 것만 챙기고, 간을 다르게 해야 하는 엄마는 결국 스스로 챙겨
먹어야 한다.
지금으로선 그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아들 며느리 온다고 갈비 10kg쯤 재워 놓는 것을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혼자 먹을 음식은 하기 싫다”는 그 마음이다.
그 마음만 내려놓으면 얼마든지 가능한데, 이제는 본인의 선택이다.
에고, 음식 이야기하다가 또 친정 이야기로 삼천포로 빠졌다.
오늘 아침엔 재활용 쓰레기 버리느라 두 번을 왔다 갔다 했다.
들어오려는 순간 비가 쏟아져 뛰어 들어왔다.
요즘은 정말 비가 자주 온다.
재활용은 원래 남편이 매주 정해진 날에 버렸는데, 그가 없으니 내가 하게 됐다.
그마저도 은근히 아쉽다.
지금 스위스는 새벽일 것이다.
어제 융프라우에 갔는데 안개가 껴서 실망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다시 간다고 하니, 가고 싶다면 가야지 ㅎㅎ.
이번 남편의 여행은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를 도는 3개국 패키지다.
버킷리스트 '융플라우' 가기 위한 여행이다스위스만 따로 여행하는 것도 괜찮지만, 그건 인솔자 없이 현지에서 합류하는 방식이라 남편은 그걸 불안해 했다.
결국 패키지로 보내게 된 것이다.
모두들 초보 여행자라 오히려 코드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구일의 여행 벌써 일요일이면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