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등을 떠밀려서 탄 기차안은 낯설기만 합니다.
'잘 갔다와'
손흔드시는 엄마의 모습이 한 점 점처럼 보이는 그 순간까지 동생과 나는 목을 길게 뽑고 차창밖으로 손을 흔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엄마는 보이지 않고 기차는 앞으로만 내닫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언니야...어디 서있어야 하노'
불안해 하는 동생의 손목을 잡고 안심하라는 눈짓을 합니다만 불안 하기는 언니인 나도 동생과 꼭 같습니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아줌마 옆 통로에 동생과 나란히 섰습니다.
그리 복잡하진 않지만 우리 둘이 끼여 앉을 자리는 없었습니다.
동생은 언니인 내손묵을 꼭 쥐고 난 엄마가 쥐어주신 차표 2장을 잃어버리지 않기위해 손에 땀이 나도록 꼭 쥐고 서있습니다.
몇번인가 아버지를 따라서 오갔던 이 기차 여행을 올해부터는 동생과 둘이서 가야 한다는 엄마가 내내 야속합니다.
왜 이 여행을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겨우 국민학교 5학년인 내가 3학년인 동생을 데리고 내가 태어난 '경북 군위군 효령면 실매실'이라는 그곳을 알아야 한다는 엄마의 가르침은 당황스럽기 까지 합니다.
해운대 송정....바다가 보이는 바깥풍경에 잠시 걱정도 잊습니다.
'동해 남부선'이게 너희들이 타고 가는 열차야'
조금전의 엄마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차창밖엔 어느새 한여름의 햇볕이 서서히 초록의 들판위로 쏟아집니다.
'애들아 어디까지 가니 ..동생이 졸리운가 보다 여기 좀끼어 앉아라'
마음씨 좋아 보이는 아줌마가 졸고 있는 동생에게 통로쪽의 자리 조금을 내어 주십니다.
고맙다는 말도 않고 동생은 그곳에다 엉덩이를 조금 걸터 앉습니다.
'어디까지 가니'
아즘마가 다시 묻습니다
'우보요'
'우보....라'
'너희들 멀리가네 어디 가다 자리 나면 앉아야 겠네 그 먼데 왜 가니'
하십니다
'작은 할아버지 댁에 다니러 가요'
'그래'
'어리 너희들만 왜 보내신다니 엄마는'
하십니다.
'시골이 어떤지 잘 보고 잘 놀고 오래요'
아줌마는 싱긋 웃으십니다.
아줌마에게 대답을 하면서도 나는 멈추는 역마다 이름이 뭔지 열심히 확인합니다.
울산 서생 남창.....
얼마나 더 가야 우보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