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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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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부르고 싶은...


BY 빨강머리앤 2003-10-16

목하 가을이다. 다들, 가을이라고 한마디씩을 보태고 있는 중이다. 나도 그 한켠에 끼어어 가을, 이라 되내어 본다. 자꾸만 부르고 싶은 이름이다, 불러도 불러도 닳기는 커녕 가을이 부끄러워 단풍보다  더 빨갛게 피어오른들 어떠리.... 그러니 난 가을빛이 남아있는한 가을의 이름을 자주 불러 주리라 다짐해 본다.

 

 저녁식사준비를 끝내고 음악을 켜두고 식사를 하는 여유를 부리고자 노력을 하는데도 가끔은 어쩔수 없이 텔레비젼을 켜둘때가 있다. 주로 아빠의 의견에 따른 것인데, 저녁식사 시간이 그시간이라 8시뉴스가 방송되고는 한다. 뉴스는 봐야하는 교양프로그램에 속한다. 아이들도 뉴스는 봐도 무방하고 꼭 뉴스는 나중에 있을 논리적 사고에 도움이 되는 시사분야이므로 당연 뉴스는 같이 보아야 하는 프로이다. 하지만 언제 부터 인지 모르겠지만 전체관람가 였던 뉴스가 등급을 매겨가며 방송을 해야 하는건 아닌가 싶게 불안한 시간이 되어 버렸다.

 

 방송심의 위원회는 무엇하고 있나? 영화와 음반등 정말로 창작의 자유와 저작권자의 기본권리을 배려하는 측면에서라도 절대적으로 보호를 해주어야 하는 창작물에는 등급을 매기면서 정작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안방을 점령한 뉴스는 왜 등급이 없는거냐고 묻고 싶은 맘이다. 시쳇말로, 엽기적이고 짜증나는 사건과 사고는 왜 이리도 많은지.. 이건 현실의 일이기에 더욱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 까지 할 정도다. 추리소설감이나 무협소설감이었던 살인의 현장들 그것도 엽기적인 살인들 그리고 강도사건들이 버젓이 안방을 향해 뉴스로 들려올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 해서 도저히 그대로 텔레비젼을 보고 있을수가 없게 만든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이 가관이다. 무슨 만화나 무협소설을 대하는듯한, 뭔가 재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잔득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조목 조목 따져 묻고는 하는 것이다

 

정말 난감한 일이다. 저 살인의 현장이 안방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도 그렇거니와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을 망정 이불이며 옷가지에 묻은 피가 얼룩진 사고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한없이 떨려와서 진정하기가 곤란한데 아이들은 마치 공포영화라도 보는듯한 느낌을 받는지 호기심을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 놓는것이다. 늘 쉬쉬 했었다. 좋은 것만 보라고, 좋은 것만 취하고 좋은것만 생각하며 살았으면 해서 되도록이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 헤치는 그런 장면 그런 책 그런볼거리는 되도록 멀리하려고 애쓰면 살았다. 그러기에 어쩌다 뉴스를 볼때마다 이걸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생각해도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할 살인과 강도와 그리고 성추행등 사회폭력의 현장이 그대로 화면을 통해 내비칠때 순간적으로 아이들이 보인 놀람과 동시에 호기심어린 시선을 대할때마다 참으로 당혹스러워 텔레비젼 뉴스를 못 볼지경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져서 살아가는 사회가 늘상 깨끗할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 사회속에 아름다운 일만 일어나기를 바라는것도 어불성설일것이다. 그래도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저지를수 없는것, 인간이기에 더 이상 넘을수 없는 한계선은 분명히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난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사회의 부조리하고 지저분한 모습들을 선뜻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나도 어느샌가 텔레비젼 뉴스 보다는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아침 차를 마시며 조간신문을 보는 한시간 정도의 그 시간이 내겐 이젠 하루의 중요한 일과이다. 보여지는 뉴스에 비해 읽는 뉴스는 한단계가 걸려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아무리 엽기적인 사건이라도 글을 통해 읽을때는 충격이 덜할 뿐만 아니라 더불어 이성적으로 사고할수 있는 여유또한 갖게 하는 장점이 있는것 같다.

 

요즈음도 가끔 텔레비젼을 켰다가 깜짝 놀라는 뉴스를 접할때가 있다. 부부스와핑에 관한 뉴스가 나오니 딸아이가 물었다. '엄마,스와핑이 뭐야?' 참 난감했다. 아이들에게 시사와 교양 프로가 되어야 할 뉴스가 함께 보는 부모들을 난감하게하는 거추장스러운 프로가 되어 있지는 않나,그래서 생각해 보건데 요즘 같은때는 뉴스시간에 단풍소식을 자세하게 보도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거다.

 

물론 주말즈음 해서 각 방송사의 헬기가 설악산이나 오대산 지리산을 풍풍 거리며 산정상을 비추고 그걸 발견한 등산객이 헬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그런 주말단풍뉴스를 가끔 전하기는 하지만 그런 단발마식의 뉴스가 아닌 단풍의 세세한 아름다움에 대해 길게 설명을 해주는 진짜 시사와 교양이 폴폴 풍기는 그런 뉴스를 자주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신문지면이 할수 없는 단풍의 미묘한 변화 같은걸 뉴스시간에 접하게 된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일일거란 , 쓸데없는 상상을 해본다. 방송사에서 그러겠지? 그런 프로그램도 있어요... 누가 모르나? 단지, 엽기적인 살인사건, 강도등 범죄를 지나치게 부각시킨 그런 뉴스 말고 진정으로 아이들과 즐길수 있는 그런 뉴스를 더 많이 보내 달라는 말씀... 그리고 가을이 가기전에 더 많이 가을을 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표현해 보는 것이라 이해해 주시길,,,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따뜻한 것들이 그리워지는 때이다. 가을이 떠나려 하고 있다. 그 가을이 다 가기전에 더 자주 그 이름을 불러 주고 싶다. 가을, 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