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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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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되니...


BY 낸시 2017-05-04

 

요즘, 화제가  온통 대통령 선거다.

70년 대 초 국회의원 선거 때,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 생각이 나서 웃는다.

 

고등학생이어서 투표권이 없던 나는 국회의원 선거라고 들썩이는 세상을 보고 아버지에게 물었다.

"누구를 찍을 거예요?"

"당연히 유범수지."

당시 국회의원이던 사람을 다시 찍는다는 것이었다.

국회의원 이전에 군수일 때 다리군수로 알려져 있었다.

우리 동네 다리 옆에는 다리를 놓아 준 것이 고마워 세운 송덕비도 서있다.

어렸을 때부터 나도 익히 알고 있던 이름이었다.

초등 때, 내가 받은 상 중의 일부는 군수 유범수 이름이 적혀있었다.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이어서 일찍부터 이름을 알리기 위해 애를 쓰지 않았을까...내 짐작이다.

문제는 그 사람이 공천을 못 받고 무소속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 공화당원이었는데...

내가 물었다.

"아버지는 공화당원인데 그래도 찍을 거예요?"

"그러엄. 고무신도 받았는데..."

 

선거가 임박해서 다시 아버지에게 물었다.

"누구를 찍을 거예요?"

"유기정"

"엥, 아버지는 유범수를 찍기로 했잖아요. 고무신도 받았다고..."

아버지 목소리가 조금 작아졌다.

"그런데 말이다. 유기정이는 돈을 오천원이나 주었거든..."

"엥...아버지, 받았더라도 찍는 것은 비밀투표니까 맘에 드는 사람을 찍으면 되잖아요."

"아이고 야야...사람이 그러면 쓰냐...많이 먹은 쪽을 찍어야지..."

 

누가 국회의원이 되는가...그 때 알았다.

난 아버지가 누구보다 현명한 줄 알았는데 선거할 때는 아니었다.

 

4.19를 일으킨, 3.15 부정선거를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문맹이 흔하던 그 때,  투표용지를 봐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세 사람이 한 조가 되어 투표장에 들어갔더란다.

조장인 아버지가 먼저 찍고 다른 두 사람에게는  여기에 찍어라 가르쳐주었다고...

부정과 부패는 힘있고 돈있는 사람만 저지르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우리아버지 같이 순진한 사람도 저지를 수 있는 것이었다.

선거철이 되면 국민은 선량한 피해자이고  정권을 잡았던 사람들은 가해자로 묘사된다.

정말 그럴까...전에 투표를 한 사람은 국민이 아니고 누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