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사밭에 배추가 꽃을 맺을라 헌께김치 담가 보냈는디 먹을만 허더냐.네, 맛 있어요.그거 하나에 밥 먹었는걸요.멸치, 밴댕이, 풀갈치 마구 섞은잡젖으로 버무려진 봄동 배추김치.꽃대를 밀어 올리다 꺾여지고노란 꽃망울 보일 듯 말 듯아리아리하고 풋내 나던 것이새금새금 향기로운 맛이 돈다. 그새봄기운이 김치통을 비집고 들어가기어이 꽃을 피우고 만 것이다.이리 될 줄 어머님은이미 다 알고 계셨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