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 이상하게 우산을 쓰고 싶지않아
하늘 끝에서 내려오는 빗물인데
속력은 얼마나 빠르게 추락할까
땅바닥에 닿을때까지 시간은
나에게 오기 까지의
그 운명적인 만남을
우산으로 막을 수는 없지
비를 맞고 있는 나도 지구 끝에 서있어
하늘 끝보다 더 먼 거리
보이지 않아서 모른다고 하지 않아
차갑게 도착한 온도라도
잡아 당기는 힘이
살아 살아서 흐르지
멀어도 먼 거리가 아니야
내 손바닥에 고인 물방울이
수분으로 증발해도
내 곁을 떠난 것이 아니야
사라진 바람이 또 불어오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