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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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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을 뜯으며


BY 비단모래 2015-11-23



달력을 뜯으며

 

              비단모래

 

 

 

계족산 벼랑길 바위틈에서 물든 단풍잎

 

붉은 여정을 걸어온 길이 보인다

 

깃발처럼 나부끼던 생을 들고

 

꽃샘바람 태풍 소나기 땡볕 눈보라

 

달력 속을 걸으며

 

발이 부르텄다

 

 

 

벼랑 아닌 길이 없었다

 

365일

 

신열로 끓고

 

신발은 해져

 

주저앉고 싶은 날도

 

벼랑길을 올라야 했다

 

 

 

슬픔이 꽃으로 피었다 지고

 

기쁨도 구름처럼 모였다 흩어졌다

 

영원한 슬픔없고

 

영원한 기쁨없는

 

삶의 길

 

 

 

잔잔히 물들고 있었다

 

단풍잎처럼

 

노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