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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


BY 시 쓰는 사람 단 2015-11-03

 

잉여 인간

 

 

이렇게 흘러가는 삶도 있구나

전성기는 까마득하고

가끔씩 찾아온다는 짧은 행복도 없다

꽤 보기 드문 이런 삶에 대해

사람들은 해석의 문제일 뿐이라며

계속 살라고 한다

절망도 습관이 되면

그럭저럭 견딜 만하다는 건데

익숙함이 될 때까지

얼마나 더 무너지고 무뎌져야 하는가



아마도 그들에게 남아도는 인간이 필요했겠지

잉여 인간

신이 애초에 양산하려던 계획을 넘어

불필요하게 태어난 인간

신의 필요에 의해 태어난 인간들이

행복을 느끼며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반대편에서

절망과 한숨을 뒤집어쓰며 살아가는 인간

선택된 자들에게

상대적 행복감을 듬뿍 선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슬픈 잉여 인간​

 

 

출처: 시집<우리는 사람이다>/지은이:시쓰는 사람 단/ 출판사: 북랩